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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前 서울시장 비서실장 경찰 조사 "성추행 조직적 방조나 묵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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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주명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 원장은 비서실에 근무하는 동안 박 전 시장을 고발한 피해자의 피해 호소나 전보 요청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당한 2015년부터 2019년 사이인 2017년 3월 9일부터 2018년 5월 15일까지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3일 오전 9시50분께 김 원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3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성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된 서울시 전·현직 비서실장 중 첫 소환 사례다. 경찰은 김 원장이 비서실장 재직 당시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피해자의 고충 호소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피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경찰청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2017년 3월부터 2018년 5월까지 근무하는 기간 중에 성추행에 대한 피해 호소를 들은 바 없다. 전보 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다"며 "(성추행에 관해) 조직적 방조나 묵인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에게 성차별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시장 비서실장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점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스스로 (잘못한 점은 없었나) 비판적인 성찰을 계속 하고 있다"면서도 "알고 있는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또 피해자 측과 엇갈리는 주장에 대해서는 "피해자 측이 원한다면 대질심문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다만 "당시 비서실장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무겁게 책임지겠다"며 "저를 포함한 비서진 전체는 피해자 중심주의와 2차 가해 금지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법 절차에 따른 진실 규명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고소인(피해자)이 힘들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마음의 평안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고소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나 악의적인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강용석 변호사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 달 16일 김 원장과 고한석·오성규·허영 등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실장 4명과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정협 현 서울시장 권한대행 등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가세연은 막연한 추측과 떠도는 소문에만 근거해 저를 포함한 비서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성추행을 방임·방조·묵인한 것처럼 매도했다"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정치적 음해를 목적으로 고발한 가세연에 대해 민·형사사의 엄정한 법률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측은 지난달 2차 기자회견에서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성추행을 이유로 20명 가까이 되는 전·현직 비서관에게 전보 요청을 했다"며 "그러나 시장을 정점으로 한 비서실의 업무 체계는 위력적 구조로 결국 피해 사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경찰은 성추행 방조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서울시 관계자 20여 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이날 김 원장을 시작으로 다른 피고발인도 본격적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 원장은 이날 조사에서 피해자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록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시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주명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이 13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방조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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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김 원장 입장문 전문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입장문 전문

고소인이 이 힘들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마음의 평안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한 고소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나 악의적인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당시 비서실장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무겁게 책임을 지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침묵하거나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오늘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고 제가 알고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모든 내용을 소명하고 제가 갖고 있는 자료도 제출했습니다.
오늘 저는 가세연이 고발한 조직적 성추행 방조혐의의 피고발인 자격으로 조사받았습니다.
가세연은 막연한 추측과 떠도는 소문에만 근거하여 저를 포함한 비서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성추행을 방임, 방조, 묵인한 것처럼 매도하였습니다.
이러한 가세연의 무고 행위는 저를 포함한 비서진 전체의 명예와도 관련된 문제입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정치적 음해를 목적으로 고발한 가세연에 대하여는 민형사상의 엄정한 법률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또한 추측이나 소문에만 의존하여 비서진 전체를 성추행의 방조 집단으로 매도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법률적 대응을 검토할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비서진 전체는 피해자 중심주의와 2차 가해 금지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법 절차에 따른 진실 규명에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 8. 13 고 박원순 시장의 전 비서실장 김주명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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