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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 대응 꼴찌' 아베, 여론 의식해 귀성도 골프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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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망자 적다" 강변에도 지도력 평가 꼴찌
오봉 명절기간 도쿄에서 어정쩡한 일정 소화
"우아한 휴양 보내면 국민 반발" 우려에 눈치
한국일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원폭 75주년 희생자 추도행사에서 묵념하고 있다. 나가사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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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6개국 국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자국 지도자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사망자가 적다"며 적절한 대응을 자신해온 게 무색한 결과다. 이 같은 혹평을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여름휴가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채 여론의 눈치만 보고 있다.

1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국제 컨설팅업체 '켁스트 CNC'가 미국ㆍ독일ㆍ프랑스ㆍ영국ㆍ스웨덴ㆍ일본 등 6개국 국민들에게 자국 지도자의 코로나19 대응 평가를 물은 결과 아베 총리가 꼴찌였다. 긍정평가 비율에서 부정평가 비율을 뺀 수치를 비교한 결과 -32점으로 확진자가 500만명을 넘어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21점)보다도 낮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42점으로 1위였고, 이어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0점)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11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12점) 순이었다.

일본은 정부의 경제지원 정책 평가에서도 최하위였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잘 하고 있다'는 일본 국민의 응답은 23%에 그친 반면 나머지 5개국은 38~57%였다. 고용 불안과 현 직장의 도산 우려에서도 일본은 각각 38%, 36%로 가장 높았다. 조사기관 측은 "정부의 사업 지원에 대한 강한 불만이 아베 총리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0~15일 각국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의 여름휴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예년엔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을 방문해 성묘하고 야마나시현에 있는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골프를 즐겼다. 그러나 올해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며 귀성 자제를 호소함에 따라 도쿄를 떠나지 못한 채 최근엔 오후에 총리관저로 출근하는 등 어정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총리 주변에선 최근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부쩍 신경쓰는 모습이다. 공휴일인 지난 10일 아베 총리가 도쿄시내 호텔의 헬스클럽을 찾은 것을 두고도 건강 이상설과 연관짓는 해석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15일 종전(패전)기념일 이후 야마나시현 별장에서 휴식를 취하고 싶어하지만 비판여론을 의식해 망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의 한 중진의원은 "우아하게 휴양을 즐기면 국민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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