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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인턴확인서 직접 위조했다" 법원도 수용한 공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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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공소장 변경요청 법원 수용

"서울대 인권법센터서 한인섭 동의도 안받아"

조선일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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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한인섭 한국정책연구원장 등의 동의 없이 직접 인턴십 확인서를 위조했다’는 취지의 검찰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기소를 대비해 증거관계를 정리하는 취지”라고 공소장 변경 이유를 밝혔다.

◇檢 “조국, 한인섭 동의 없이 인턴 확인서 직접 위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13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24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 앞서 지난달 6일 정 교수의 혐의 중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십 확인서’와 ‘호텔 허위 인턴십 확인서’ 관련 부분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다.

특히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확인서의 경우 조 전 장관이 당시 센터장이었던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의 동의를 받지 않고 직접 위조했다는 내용이 들어가게 됐다. 정 교수의 처음 공소장에는 이와 관련해 '정 교수가 허위 내용이 기재된 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를 조씨에게 건네줬다고' 적혀있었다. 인턴 확인서를 위조한 것이 조 전 장관이라는 공모 사실이 명확히 명시돼 있지 않아 추가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씨가 입시에 사용한 여러 허위경력 중 공익인권법센터 및 부산아쿠아팰리스 호텔 인턴 경력의 공범들 간 역할 분담 및 범행경위를 구체화했다”며 “특히 공범(조 전 장관)에 대해 수사 중인 상태라 실제 정 교수 위주의 공소사실을 작성했고 이후 (조 전 장관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역할을 설시해 정 교수 사건에도 이에 맞춰 증거관계를 정리해 특정하는 취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이 한인섭 원장(전 공익인권법센터장) 몰래 인턴 확인서를 발행한 것 자체를 몰랐다고 의견서를 통해 밝혔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발행했는지를 정 교수가 알았는지를) 검찰이 향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일 한 원장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검찰과 변호인 협의 하에 귀가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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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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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인권법센터 의혹에 “참기 어렵다. 법적 조치할 것” 분개했었는데

조 전 장관의 딸 조민(29)씨는 2009년 고려대 입시 전형에서 한영외고 재학 중 받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관련 논문’ 등과 함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를 함께 제출해 합격했다.

하지만 지난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들은 “조민씨에게 인턴 증명서를 발급한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검찰은 공소장에서 “조 전 장관이 조민씨의 대학 진학을 위한 허위 경력을 만들어 주기 위해 2009년 5월1일부터 같은달 15일까지 인턴 활동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익인권법센터 직인을 날인해 인턴십 확인서를 위조했다”고 적으며 조 전 장관을 위조공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5월 정 교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단국대 장영표 교수의 아들 장모(29)씨는 “제가 조민씨와 같이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를 받았지만, 이는 참으로 완전한 거짓”이라며 “인턴 기간 마지막 날인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의 학술 세미나에 참석한 게 전부였고, 조민씨는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었다”고 진술했었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허위 인턴 증명서를 실제 발급한 사람이 사실상 조 전 장관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작년 조 전 장관의 서울대 연구실에서 압수한 PC에서 조씨와 장씨의 인턴 증명서 파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작년 7월 29일 최종 작성됐고, 이틀 뒤 출력된 흔적도 확인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자신이 자녀들의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서류 발급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관련 서류를 제가 만들었다는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라며 “이것은 정말 참기 어렵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호텔 확인서는 돌아가신 딸 할아버지가 부탁한 것”

검찰은 조민씨가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2007년 6월부터 2009년 9월까지 3년간 부산 아쿠아팰리스 호텔에서 인턴을 했다는 내용의 인턴십 확인서도 허위로 발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진학을 앞둔 조씨가 호텔경영 관력 학과 지원에 관심을 보이자 호텔 관계자를 통해 당시 아쿠아팰리스 대표이사의 인장을 날인 받아 인턴십 확인서를 허위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인턴 내용은 조씨의 고교 생활기록부에 기재됐다. 앞서 법정에 나온 아쿠아펠리스 호텔 관계자들은 모두 “호텔에서 고교생이 인턴을 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해 검찰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 측은 지난 7월 재판에서 조씨의 친할아버지가 호텔 회장에게 부탁해 인턴십 확인서를 받은 것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정 교수 측은 “부산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 확인서는 조변현 전 웅동학원 이사장이 호텔 회장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했다. 조씨의 인턴 확인서 등 워드파일이 정 교수 자택에서 발견된 것에 대해서는 “조 전 이사장이 조씨에게 워드파일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정 교수 측이 새롭게 내세운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씨가 검찰 조사에서 “(호텔 인턴을) 직접 알아봤다”고 진술했고, 이는 정 교수 측 주장과 모순이라는 취지다. 조씨의 인턴 확인서 워드파일이 부친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서울대 교수 사무실에서 수정된 점도 반박 근거로 들었다. 조 전 이사장이 조씨에게 워드파일을 보내줬다면 조 전 장관 사무실에서 파일이 발견될 수 없다는 이유다.

◇조국 지지자들… “사실 아니다”에서 “한국 사회탓”으로

과거 조 전 장관과 관련된 혐의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나왔던 지지자들은 이제는 “한국 사회의 잘못”이라는 분위기다. 11일 판매를 개시한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후원·제작한 ‘조국 백서’에는 "조 전 장관의 딸이 논문 제1저자가 되는 과정에 대해 사회적 네트워크가 학생의 ‘스펙’에 작용하는 방식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핵심은 학부모와 학생의 도덕성이 아니라 특수목적고등학교를 매개로 맺어지는 연줄"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비리 논란의 원인을 조 전 장관 가족 문제가 아닌 한국 사회의 계층구조와 입시제도에서 찾은 것이다.

백서는 "우리 사회의 계층 및 사회적 지위 세습 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논점을 제공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언론은 이 사안을 철저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만 취급하며 공론의 마당 밖으로 내몰았다"고 평가했다.

백서는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제출된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서도 "봉사활동 참여자에게 표창장을 발급해 달라는 자기 학교 교수의 요청을 거절하는 총장이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상식에 위배 되는 일"이라며 "교수 자녀들이 누리는 특혜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형사 문제로 비화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재판을 통해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사실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니 ‘사회 탓’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 아니겠느냐”며 “조 전 장관이 과거 자신과 같은 의혹을 받았던 수많은 정치인들을 비난해왔던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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