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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진은 말한다] 점프하는 발레리노, 1983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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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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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영국 로열발레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이 열렸다. 우아하게 점프하는 발레리노를 카메라로 포착하는 순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나 발레 연습을 했으면 공중으로 저토록 가뿐하게 점프를 할 수 있을까 궁금해질 정도였다. 햇빛을 정지시키는 셔터를 몇 번 눌러도 그들의 완벽한 예술적 점프는 포착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았다. 촬영자가 가장 좋아하는 발레리노인 옛 소련 태생의 루돌프 누레예프(1938~1993)의 사진은 내 평생 찍지 못했다. 그가 한국 공연을 하게 된다면 꼭 그의 사진을 찍어 보리라 다짐했지만 나에게 그런 행운은 오지 않았다. 누레예프는 1961년 서방으로 망명한 이후 한동안 로열발레 무대에 올랐고 1983년부터는 파리 오페라 발레의 디렉터로 일했다. 누레예프가 공중으로 날아 두 다리를 일자로 벌리는 점프 동작인 '그랑 쥬테(Grand Jete)'를 펼치는 모습은 경이 그 자체다. 누레예프는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춤을 좋아했다고 한다. 1958년 마린스키 발레단에 합류하면서 당시 소련 최고의 무용수라는 명성을 얻는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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