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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네이처 "러시아 백신 임상 겨우 38명…부작용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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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말레야 인증서 인용…개발 2개월만에 졸속 뚝딱

뉴스1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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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대상자가 38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백신은 발열·통증·부기 등 각종 부작용을 유발했고, 노년층이나 어린이, 기저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이뤄지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네이처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센터가 러시아 정부에 제출한 러시아어 증명서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해당 문서에는 "18~60세 건강한 지원자 38명에게 백신을 1~2 차례 접종한 결과, 전원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생성됐다. 이 중에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강력한 중화항체도 있었다"라고 적혀 있다.

이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가말레야 센터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 착수한 지 42일 만이다. 개발부터 등록까지 채 2개월이 걸렸다.

통상 백신이 승인되려면 수천~수만명을 상대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한 달 반 동안 빠르게 초기 임상만 진행한 후 백신으로 승인한 것이다.

네이처는 코로나19 백신에 의해 형성된 항체가 기존 질병을 악화시키거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백신 개발 때와 마찬가지로 천식 등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말레야 센터는 문서에서 "부기·통증·발열·접종 부위 가려움 등 144건의 부작용(adverse events) 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연구 참가자의 표본이 한정돼 있어 부작용 발생률을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지 폰탄카통신에 따르면 백신 승인 발표를 한 11일에도 31건의 부작용이 나타났고 있었다. 또한 백신과 다른 약품 간 상호 작용이나, 백신 접종이 차량 운전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지 않았다.

네이처는 이에 대해 "가말레야 백신의 임상3상 시험에 대해선 알려진 게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임상시험협회도 "빠른 승인은 러시아를 백신 경주 선두주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백신 소비자를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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