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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하루에 경남·전남·충남 돌며 위로한 문대통령…"누가 될까 못 왔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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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악취 가득한 전통시장…문대통령 만난 상인들 "살려주세요"

구조된 '지붕위의 소' 쌍둥이 출산 소식에 문대통령 "큰 희망의 상징"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을 찾아 제방 및 도로 유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6일 경기 연천군 군남댐 방문에 이어 문 대통령이 집중호우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청와대 제공) 2020.8.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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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피해를 살피고 싶었는데 상인들에게 누가 될까봐 못 왔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유례없이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수해피해가 극심한 경남과 전남, 충남 현장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를 방문했다. 화개면은 400세대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336동의 건물 침수 등 재산피해가 났다.

문 대통령은 꽈배기 가게, 약초 가게 등을 방문해 "화개장터는 영호남의 상징으로 국민들이 사랑하는 곳인데 피해가 나서 안타깝다"고 상인들을 위로했다.

자원봉사자들과의 간이 간담회에서도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할 때 여러모로 걱정도 된다"라며 "혹시 오히려 또 더 조금 복구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부담을 주거나 누가 되지 않을까 해서 늘 망설여지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이 아주 절박한 것 같아서, 그래도 대통령이 직접 와서 보면 피해도 좀 더 (살펴)보고, 주민들에게도 위로가 되고, 행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또한 "하동군에서는 섬진강댐 방류 때문에 침수 피해는 불가피하게 입었지만, 민관군이 협력해 방류 소식을 듣는 대로 곧바로 주민들에게 경고하고, 대피시킨 덕분에 인명피해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도록 잘 막아낸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며 "노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다들 용기 내주시고, 국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또 중앙정부까지도 함께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하루라도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군 장병에 대한 안전관리를 당부하자 윤상기 하동군수는 "우리 39사단장이 지금 3일째 현장 근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39사단 출신이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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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5일장을 찾아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6일 경기 연천군 군남댐 방문에 이어 문 대통령이 집중호우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청와대 제공) 2020.8.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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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문 대통령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으로 향했다. 구례군은 20개 마을에서 이재민 1318명이 발생했고, 1268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문 대통령은 구례5일시장에서 "우선 대통령 방문이 그래도 군민들에게 희망이나 격려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무엇보다 행정이나 재정 지원이 빠르게 되는 것이 시급한데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11일) 문 대통령이 주재한 화상 국무회의에서 전남은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와서 보니 실제로 피해액을 계산 안 해봐도, 눈으로만 봐도 특별재난지역 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하루빨리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몸만 겨우 빠져나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혈압약이나 신경통약 등 평소에 매일 드시던 상비약들을 챙겨 나오지 못했을 수가 있지 않나"라며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약도 있을 텐데 가능하면 종전 처방대로 빨리 약이 공급될 수 있도록, 그런 부분까지도 조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홍수로 쓰레기더미가 가득 찬 구례5일시장을 돌아보았다. 문 대통령이 걷는 시장 내부 바닥 곳곳에 사료 더미와 생활쓰레기 더미가 놓여있고, 바닥에는 진흙이 깔리면서 악취가 심하게 났다.

일부 상인들은 문 대통령을 보자 "살려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식기 등을 씻고 있는 상인과 자원봉사자들 옆에 앉아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은 구례읍 양정마을로 향했다. 섬진강 물에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집 지붕 위로 대피한 소들이 구출된 현장으로, 현재 물이 다 빠졌으나 진흙 공터로 변해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양정마을은 사육하던 소 1600두 중 이번 호우로 400여두만 남았고 1200두의 소가 죽거나 떠내려갔다. 남은 400여두의 소도 파상풍과 질병으로 계속해서 폐사되고 있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소들이 물만 먹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니 자식이 죽어가는 심정같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가축을 키우는 분들이나 농사짓는 분들은 오랫동안 노력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참담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크레인 벨트와 마취총을 쏘아 구출한 지붕 위의 소 중 최근 암소 한 마리가 쌍둥이 송아지 2마리를 출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큰 희망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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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집중호우 피해지역으로 향하는 전용열차 내 회의실에서 산림청, 농림부, 재난안전관리본부, 대한적십자사 등 관계부처 및 민관지원기관 관계자들로부터 집중호우 피해지역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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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충남 천안 병천천 제방붕괴현장에서 피해상황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제방 위의 길을 걷다가 앉아 장화를 착용한 후 출하 직전 큰 피해를 입은 오이 비닐하우스를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이 지역에 오이, 멜론 재배하는 농가들 전국적으로 유명한데 다 키운 오이와 멜론을 잃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싶다"라며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모아주시고,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주시고 있고, 지자체와 중앙정부도 최선을 다할 것이기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위로했다.

한편 이날 전체 일정에 수석 이상 고위 참모진은 모두 배제하고 경호·의전·부속 및 대변인, 국정상황실장 등 5명의 비서관만 동행했다. 현장인원을 최소화를 위해 각 지역 도지사 역시 배석을 하지 않았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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