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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脫홍콩 바람에… 도쿄 ‘국제 금융허브’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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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으로 금융사 등 ‘엑소더스’

美·유럽계 펀드 日 이전 문의 증가

세계금융센터지수서도 도쿄 3위

서울 33위로 광저우 등에도 뒤져

세계일보

홍콩의 일국양제 동요로 인재와 기업의 엑소더스 조짐이 나타나면서 일본 도쿄가 국제금융도시 도약을 꿈꾸고 있다.

홍콩에서 반체제운동을 단속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인한 금융 인재와 기업 유출을 계기로 도쿄가 아시아금융센터의 지위를 확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홍콩에 거점을 둔 미국·유럽계 펀드가 외국인 인재유치활동을 하는 도쿄국제금융기구에 도쿄 이전을 문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도쿄에 거점을 설치한 홍콩 투자운용사 간부는 “홍콩에서 시위 활동이 활발해진 2년 전부터 도쿄 진출을 검토해왔다”며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도쿄 이전) 결정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것은 어렵게 됐다”면서 도쿄는 생활기반이 정비돼 있고 아시아의 다른 주요 도시와 가까우며, 일본 주식이나 아시아 주식에 정통한 인재를 모으기 쉬워 이전을 결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계 컨설팅 회사인 Z/Yen 그룹이 발표하는 세계금융센터지수(GFCI) 순위에서 도쿄는 지난해 9월 6위에서 올해 3월에는 미국 뉴욕, 영국 런던에 이어 3위로 뛰어올랐다. 아태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홍콩은 3위에서 6위로, 싱가포르는 4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서울은 36위에서 33위로 3계단 올랐지만 여전히 도쿄, 싱가포르, 홍콩은 물론 중국의 상하이(4위), 베이징(7위) 선전(11위), 광저우(19위), 호주의 시드니(20위), 멜버른(21위)에도 한참 뒤처져 있는 상태다.

세계일보

일본 정치권도 이런 분위기를 기회로 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민당은 지난달 해외 금융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당 외국인노동자등특별위원회 산하에 프로젝트팀을 설치했다. 재류자격상의 우대조치, 교육환경 정비 등을 논의해 이르면 다음 달 세금제도 개편 등을 포함한 제언을 정리할 방침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는 4월 “홍콩이 위험해지면 다른 곳으로 이전을 시작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본도 금융허브로서의 의식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도쿄의 최대 라이벌로 싱가포르를 꼽았다. 싱가포르는 영어·중국어가 공용어이고, 행정절차가 간단하며, 소득세와 법인세가 낮은 것이 강점이다. 신문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법인세는 17%로, 일본의 법인실효세율 29.74%보다 크게 낮다. 개인 소득세 부담도 싱가포르가 훨씬 가볍다. 1000만엔(약 1억1000만원) 소득에 대한 개인 소득세율은 싱가포르가 15%, 일본은 33%다.

싱가포르는 현 단계에서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홍콩 기업 등의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는 않다. 반면 같은 중화권인 대만과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영국이나 호주는 적극적이다. 대만은 지난달 홍콩인의 유학, 이주, 투자 등을 지원하는 창구를 개설했다. 호주는 홍콩인의 비자나 영주권 연장을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영국은 최대 290만명을 대상으로 시민권 취득 조건을 완화하는 특별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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