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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8살 아이가 주먹질했다고 수갑 채우고 체포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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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머니투데이

8살 아이가 교사의 말을 듣지 않고 밀쳤다는 이유로 경찰의 몸수색을 받고 수갑이 채워지는 모습. 경찰은 아이에게 감옥에 가게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 CNBC 편집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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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이 8살 아이에게 수갑을 채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등 일련의 사건들로 미 경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 상황에서 이번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CNBC 등 현지 언론은 2018년 12월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경찰이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촬영한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는 벤자민 크럼프가 입수해 SNS에 공개한 영상에는 경찰관 두 명이 8살 소년을 향해 "너는 곧 감옥에 가게된다. 일어나서 손을 뒤로 하라"며 위협하고 있다. 곧이어 아이가 사물함 앞에 서자 양 팔을 올리게 하고 몸 수색을 한 뒤 손을 뒤로 해 수갑을 채웠다.

아이는 키 1m, 몸무게 30kg 수준의 작고 여린 체구의 모습이었다. 영상 속 경찰관이 아이에게 수갑을 채우며 "니 손(팔목)이 너무 작다"고 말할 정도다. 이런 어린 아이를 체포하기 위해 영상을 촬영한 경찰까지 포함해 경찰관 3명이 출동한 셈이다.

겁에 질린 아이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 시작했지만 경찰은 멈추지 않았다. 영상은 경찰이 학교 관계자로 추정되는 여성과 함께 아이를 경찰차가 있는 학교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경찰이 작성한 서류에 따르면 경찰은 교사가 "학생이 선생님의 가슴을 쳤다"고 신고하면서 출동했다. 당시 교사는 아이에게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라고 지시했지만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비방과 함께 주먹으로 교사의 가슴팍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로 인해 교사가 상처를 입지는 않았지만 이후 아이가 두 주먹을 쥐고 싸울 준비가 된 것처럼 자세를 취했다고 밝혔다. 아이는 폭행죄 혐의로 청소년 사법시설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럼프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관들은 직접적인 전술을 사용해 어린 아이를 수치스럽게 하고 겁나게 했다"며 "이것은 우리의 교육과 치안 시스템이 어떻게 아이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또 범죄자가 되도록 훈련시키는지 보여주는 가슴 아픈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아이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이 아이는 8살 때 유죄 판결을 받은 흉악범이 됐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도 해명하고 나섰다. 키웨스트 경찰서장은 "경찰은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다"며 "모두 표준적인 절차를 따랐다"고 말했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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