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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대세론' 바이든, 美 대선에서 승리하면 김정은을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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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美 외교 최고 전문가…전력적 인내와 적극 협상 중 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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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밍턴=AP/뉴시스미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선거 행사 도중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경제적 기회 창출을 위해 4년간 2조 달러를 청정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각종 공약을 내세웠다.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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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부통령(민주당)이 올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르면 11일(현지시간) 결정될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탄생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해왔던 비핵화 협상에도 지각변동이 생길 수밖에 없다. 워싱턴D.C.의 '인사이더' 바이든은 과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인가.


바이든 대세론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 대선의 판세를 좌우하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노스케롤라이나, 애리조나 등에서 모두 앞선다.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경합일 정도다.

국내에도 '바이든 대세론'이 팽배하다. 정치인, 외교관, 정부 관계자 모두 공식적으로는 "아직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물을 경우 "돈을 걸라면 바이든에 베팅하겠다"는 답이 돌아온다.

4년전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하던 시절과는 분위기가 명확히 다르다. 당시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후보가 앞서나갔지만, 국내 정계·관가 사람들 대부분은 "직접 확인해본 바닥민심은 트럼프"라고 했었다.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우리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바이든 당선'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미 대선 3개월을 앞두고 각종 정책도 '바이든 대세론'을 고려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인사이더' 바이든

바이든은 1942년생이다. 1972년 델라웨어주 상원의원(미국 역사상 최연소)으로 당선된 이후 36년 동안 상원의원으로 활약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는 8년 동안 '국정의 2인자' 부통령이었다. 미국 정가의 명백한 '인사이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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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전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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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전 부통령의 특기는 '외교'다. 미 상원 외교위원장을 세 차례 역임했을 정도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바이든 부통령으로부터 외교 정책 조언을 많이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외교'에 있었다는 게 정론이다.

정부 관계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정통파 외교를 하는 인물"이라며 "미국 정가에서 가장 외교 정책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톱다운? 전략적 인내?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해온 남북미 정상외교는 '톱다운'의 특징이 있었다. 실무진이 합의하지 못한 것을 최고 지도자들의 결단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싱가포르 '센토사 합의'는 이 톱다운의 결실이었고, 베트남 '하노이 노딜'은 톱다운의 실패였다.

전통적인 외교방식을 선호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같은 파격적인 톱다운은 일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실무협상이 강조될 것이고 다자적인 해결방식을 찾을 게 유력하다. 6자회담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북핵 해결방식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중관계, 이란문제 등 산적한 외교현안에서 북핵 문제는 후순위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특히 미국이 '중국 견제' 기조를 이어갈 게 유력한 상황에서 북미 핵협상이 미중관계의 종속변수로 취급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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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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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도 있다.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을 거의 완성한 상태여서 '전략적 인내'는 불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의 핵전력이 미국 본토에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의미다.

미국 민주당의 앤디 김 하원의원은 최근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매우 강력하고 과감한 한반도 정책을 펼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생각하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정은의 선택

김정은 위원장도 미국 대선의 향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미국을 향해 "연내 협상은 없다"고 하면서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말을 빼먹지 않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 '전열 정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를 따지고, 트럼프 행정부의 기록을 면밀히 살핀 후 협상 카운터파트너를 마련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

북측은 '2017년 모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김 위원장은 한 달에 두 번 꼴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번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자신들과 협상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이 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해온 협상 내용을 검토한 다음 북핵 협상에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그 시점의 남북관계, 미중관계 등 상황을 지켜본 후 '전략적 인내'냐 '적극적 협상'이냐 여부를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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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2020.04.12.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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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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