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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을 만든, 박용택을 가둔 2009년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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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스스로 키운 사태가 아닌데도 당사자가 해명 아닌 해명을 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지만 은퇴를 앞둔 박용택(LG, 41)은 그저 웃어넘겼다. "내가 정리하는 게 바르다고 생각했다"며 '은퇴 투어'를 고사했다.

박용택은 1군 등록을 하루 앞둔 11일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49일 만의 1군 선수단 합류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취재진을 만났다. 은퇴 투어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히는 자리. 마치 은퇴식을 치르는 선수가 등장하는 것처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박용택은 "슈퍼스타 대우를 받는다"며 웃었다.

그는 자신의 은퇴 투어에 반대하는 주장을 잘 알고 있었다. 국가대표 경력이 적고,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적은 없는 데다 유일한 타율 1위 타이틀은 '밀어주기'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스스로 꺼냈다.

"그때 졸렬이 무슨 뜻인지 사전에서 찾아봤다. '옹졸하고 천하고 서투르다' 그런 말이더라. 옹졸을 찾아보니 '성품이 너그럽지 못하고 생각이 좁다'는 말이었다. 아주 정확한 말 같다. 그때는 딱 그랬다. 그 일(타격왕 밀어주기 사건)이 아니더라도 야구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그렇게 살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뒤로는 가능하면 졸렬하게 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게 2013년 골든글러브 페어플레이상 때 인터뷰로 이어졌다. 야구계 관계자들, 특히 심판 선배들이 늘 그랬다. '너 어릴 때 재수 없었다'고."

그 뒤로 10년, 박용택은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고 달라지기 위해 노력해왔다. 타격에서는 끊임없는 연구로 누구보다 많은 안타라는 역사에 남을 기록까지 남겼다. 2009년을 기점으로 달라진 박용택은 존경받을 커리어를 쌓은, 후배들이 은퇴 투어를 준비해주는 선수가 됐다. 그렇지만 2009년의 타율 1위 타이틀은 박용택을 '졸렬'이라는 감옥에 가둔 채 끝까지 놓아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박용택은 "앞으로 머지않아 은퇴할 슈퍼스타들이 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누구 은퇴할 때 보자'고 하시더라. 지금은 그런 감정이 들 수 있지만 앞으로는 졸렬하지 않게, 충분히 아름답게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며 팬들과 후배들을 위해 끝까지 품위를 지켰다. 남은 63경기는 "절실하게 뛰면 또 햄스트링 터지니까, 절실하게 치겠다"며 농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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