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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朴탄핵사태, 국민에 무릎꿇는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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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총선 백서 초안 마련

야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2017년 1월 이후, 새로운 당 지도부가 들어설 때마다 '박근혜 유산(遺産) 정리'는 지도부 최대 과제로 꼽혀왔다. 그때마다 '박근혜 탄핵 끝장 토론'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한 번도 제대로 정리된 적이 없다. 이런 가운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무릎 꿇는 사과도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당 일각에선 '박근혜 사면론'이 다시 나왔다.

통합당은 4·15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한 '총선 백서'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당의 입장 정리가 없었다는 점을 패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 통합당 비대위 산하 총선백서 제작특별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백서 초안을 11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보고했다. 이와 관련,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비공개회의에서 "이 당이 탄핵과 관련해 단 한 번이라도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한 적이 있느냐. 진심 어린 사과가 꼭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직접 '무릎 꿇는 사과'를 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평소 통합당이 국민에게 호감을 얻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던 점' '강자를 대변하는 당으로 비친다는 점' 두 가지를 꼽아왔다. 그는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새누리당도 함께 탄핵을 받은 건데, 이 당 의원들은 뚜렷한 사과나 반성도 없이 버텨 왔으니 국민 반감이 컸다"며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공식적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통합당 지지율은 상승세지만, 호감도는 여전히 낮다. 한국갤럽이 지난 6월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통합당은 '호감' 18%, '비호감' 69%였다. 통합당이 '비호감' '구태'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탄핵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 생각이다.

하지만 이날 당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을 사면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통합당 박대출 의원은 "올해 광복절이 되면 박 전 대통령은 1234일의 수형 일수를 채우게 된다. 너무 가혹한 숫자"라며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 다시 한번 특별사면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관용의 리더십은 광화문 광장을 '분열의 상징'에서 '통합의 상징'으로 승화시키는 것이고, 그 첩경은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해결할 분은 문재인 대통령밖에 없다"고 했다. 탄핵에 대한 사과와 이미 재판을 받고 형을 살고 있는 고령의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주장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당내에선 "사면 주장은 아직도 우리 당이 이명박·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조심스럽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구·경북에서는 여전히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있고 언급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도 "아프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선제적으로 수해 현장을 찾고 '기본소득' '전일보육제' 등 진보적인 정책 이슈를 선점하면서 강자를 대변하는 정당 이미지에서는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지도부 인사는 "결국 김 위원장이 영남에서만 집착하는 '영남당 정서'를 뛰어넘고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당 사과를 이끌어내야 실질적인 호감도 상승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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