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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 한여름 마스크 쓰고 파리 지하철 탄다는건… "오븐서 구워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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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 시각) 파리 시내 중심부인 샹젤리제 방향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 6호선을 탔다. 냉방이 전혀 안 돼 푹푹 찌는 가운데 승객들이 죄다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뤼도빅이라는 20대 남성은 "오븐 속에 있는 것 같다"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조선일보

프랑스 파리 지하철의 한 승객이 휴대용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 /르파리지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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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기온이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지하철을 타기 겁난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운행을 시작한 지 올해로 120년째를 맞은 파리 지하철은 워낙 낡았다. 전체 14개 노선 중 에어컨이 있는 노선이 5개에 불과하다. 예년에도 여름이면 더위와 악취로 불만이 컸지만 올해는 고통이 훨씬 심하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안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6호선에서 땀을 뻘뻘 흘리던 한 중년 여성은 "숨 쉬기가 어려울 정도인데 코로나가 무서워서 마스크를 벗지도 못한다"고 했다. 지하철 내부는 물론이고 역사(驛舍)도 냉방이 안 된다. 10호선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아르튀르는 "지하철 두세 정거장을 가는 정도면 땡볕이더라도 걸어서 가는 게 낫지만 오늘은 멀리 가야 해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탔다"고 했다.

에어컨이 없는 지하철들은 실내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창문을 일부 열고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 구간을 지나는 사이 터널 속 먼지가 창문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그것도 고역이긴 마찬가지다.

파리는 오랫동안 '에어컨이 없는 도시'였다. 에어컨이 구비된 가정집이나 상점이 아직도 많지 않다. 여름에 냉방을 해야 할 만큼 무더운 날이 길지 않았고 습도도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년에는 기후변화로 무더운 날이 늘어나면서 에어컨 보급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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