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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코로나 백신 안전성 논란…명칭은 ‘스푸트니크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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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국(코로나19)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1일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고 밝혔다. 백신 명칭을 옛 소련 시절 인류 최초로 쏘아올린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에서 이름을 딴 ‘스푸트니크 V’로 지어 백신 개발에 한창인 미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원격으로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이번 백신은 효능이 좋아 지속적인 면역을 형성한다.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두 딸 중 한 명도 이 백신을 맞았다. 건강 상태가 좋다”고 거듭 주장했다. 푸틴 정권은 의료진, 교사 등 고위험군에 먼저 접종한 후 일반인에게도 보급할 방침이다.

백신 이름 스푸트니크는 냉전 시대인 1957년 소련이 미국보다 앞서 개발에 성공한 세계 최초 인공위성이다. 당시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 소식을 듣고 미국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이에 자극 받아 1969년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11월 3일 미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겨냥한 결정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다만 러시아의 성급한 백신 승인 발표에 안전성 우려도 나오고 있다. 통상 백신은 최소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3차례의 임상시험 이후 등록, 양산, 일반인 접종 등의 과정을 거친다. 서구 전문가들은 러시아 백신이 지난달 중순 막 1차 임상시험을 마쳤다고 본다. 최근 2차 시험을 시작했지만 정확한 결과가 알려지지 않았고 3차 시험은 아예 시작조차 안 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푸틴 정권이 코로나19 창궐로 뒤숭숭해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선전 도구로 사용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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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 러시아 인공위성


러시아 당국은 이날 “20여 개국에서 10억 회 분이 넘는 공급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햇다. 하지만 다른 나라가 러시아산 백신을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3상을 제대로 마치지 않은 백신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의 깐깐한 기준을 통과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은 11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신할 수 없다. 3상 임상실험에 관한 투명한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 개발의 핵심은 최초 개발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FDA 승인을 받은 미국의 코로나19 백신은 올해 12월 경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올해 4월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란 이름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이 작전 하에 백신 6개가 개발 중에 있으며 이 중 2개는 3상 단계다. 또 미 제약업체 모더나와 국립보건원은 지난달 말 미국 내 89개 지역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시작했다. 실험 지원자들은 반으로 나눠 진짜 개발 약제와 위약을 접종 받으며 실험팀도 누가 진짜 약을 접종받는지 알 수 없다. 이후 약 3개월 간 지원자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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