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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푸틴 "러시아,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 등록…딸도 임상시험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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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백신 1차 임상시험 접종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이 공식 등록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원격 내각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늘 아침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등록됐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어 이 백신이 인간 아데노바이러스에 기반해 만들어졌으며 효능이 좋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본인의 두 딸 중 1명도 이 백신의 임상 시험에 참여해 접종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1차 접종 후 (딸의) 체온이 38도까지 올라갔으나 이튿날 37도 정도로 떨어졌으며, 2차 접종 이후에도 체온이 조금 올라갔지만, 곧 내렸다"면서 "지금은 몸 상태가 좋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에겐 큰 딸 마리야(35)와 둘째 딸 카테리나(34) 두 명의 딸이 있다.

푸틴은 "등록된 백신의 양산이 조만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원하는 사람 모두가 접종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백신 접종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설명에 나선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부 장관은 "오늘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백신의 국가등록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임상시험이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무라슈코 장관이 언급한 가말레야 센터는 현지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다.

가말레야 센터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러시아 국방부 산하 제48 중앙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왔다.

백신은 모스크바의 세체노프 의대와 부르덴코 군사병원에서 각각 38명씩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임상 시험이 지난달 중순 마무리됐다.

이후 2차 임상시험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무라슈코는 "모든 (임상시험) 자원자들에게서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항체가 생성됐다. 접종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은 아무에게서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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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공식 등록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Sputnik V)' 샘플. [사진출처 = 연합뉴스]


무라슈코는 조만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단계적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감염 고위험군에 속하는 의료진과 교사 등에게 우선하여 백신 접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현지 보건부는 "2회 접종으로 백신이 장기간의 면역을 형성토록 해줄 것"이라면서 "임상시험 결과는 면역이 2년까지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소개했다.

이날 등록된 백신은 지난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 V'(Sputnik V)로 명명됐다.

백신이 공식 등록 절차를 마침에 따라 조만간 양산과 일반인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스 통신은 1순위인 의료진 접종이 8월 말이나 9월 초에 시작되고 백신 시판은 내년 1월 1일부터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3차 임상시험은 러시아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방에선 통상 수천~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1~3차 임상 시험 뒤에야 백신의 공식 등록과 양산, 일반인 접종을 시작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와 달리 백신 접종 속도를 앞당기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해외는 물론 러시아 내 일부 전문가들도 수천~수만 명을 상대로 몇개월 간 진행되는 3차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성급한 백신 접종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news@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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