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2041208 0012020081162041208 02 0201001 6.1.17-RELEASE 1 경향신문 0 false true false false 1597134600000 1597135451000

‘검·언 유착 의혹’ 기자 공소장 보니…한동훈 이름 33차례 적시

글자크기
[경향신문]

경향신문

이모 전 채널A 기자(왼쪽)와 한동훈 검사장(오른쪽). 김창길·이준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검찰이 ‘검·언 유착’ 의혹으로 이모 전 채널A 기자를 구속 기소하면서 한동훈 검사장과 327회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었지만 공모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증거 부족으로 한 검사장을 기소하지 못했지만 공소장에는 33차례 이름을 적었다.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에게 “나를 팔라”고 했다는 음성 파일도 확보하지 못했지만 공소장에는 담았다.

11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의 강요미수 혐의 공소장을 보면 “이○○는 한동훈과 통화 15회, 보이스톡 3회,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327회에 걸쳐 계속 연락을 취했다”고 적었다. 수사팀은 해당 통화나 문자메시지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 전 기자는 후배 백모 기자와 공모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제보하라고 압박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한 검사장도 이 전 기자와 공모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다.

공소장에 한 검사장의 이름은 33차례 등장한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 부인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1월26일을 취재를 시작한 시점으로 봤다. 데스크의 지시로 취재를 중단한 시점은 3월22일이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의 대리인인 지모씨와 연락하고 만날 때 전후로 한 검사장과 통화했다. 수사팀은 공소장에 이 전 기자가 백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동훈이 ‘일단 만나보고 나를 팔아’라고 했다” “한동훈이 ‘내가 (검찰과 다리)놔줄게’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수사팀은 공소장에 한 검사장, 이 전 기자, 백 기자가 지난 2월13일 부산고검에서 대화한 내용을 적었다. 공소장에 “이○○가 ‘백○○을 시켜 유시민을 찾고 있다. 이철의 와이프(부인)을 찾아다니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자 한동훈은 ‘그거는 나 같아도 그렇게 해. 그거는 해볼 만 하지’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적었다. 이 대화는 백 기자가 녹음한 것이다. 한 검사장의 ‘나 같아도 그렇게 해’ 발언은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이 공개한 녹취록에 없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기자 공소장에 한 검사장이 하지 않은 발언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공소장에는 대화 순서가 뭉뚱그려진 부분도 있었다. 수사팀은 공소장에 “이○○는 ‘교도소에 있는 이철에게 편지도 썼다, 여권 인사들이 다 너를 버릴 것이다, 이것 저것 합치면 팔순이라고 하며 설득하려고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취재 목표와 방법, 취재 과정에 대해 알려주자 한동훈은 ‘그런 거 하다가 한 두 개 걸리면 된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적었다. 한 검사장의 “그런 거 하다가 한 두 개 걸리면 되지” 발언은 이 전 기자가 “이철에게 편지도 썼다”고 말한 직후에 나온다. 공소장에 적힌 이 전 기자와 백 기자의 나머지 발언은 이후에 나온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의 “유시민이 어디서 뭘 했는지 나는 전혀 모른다” “관심 없다. 그 사람 밑천 드러난 지 오래됐다” 발언은 공소장에서 제외했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대표의 대리인인 지모씨를 만난 자리에서 한 검사장과의 대화 녹음 파일을 들려줬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녹음 파일에서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에게 “(제보를 하면) 당연히 좋은 방향으로 가지. (검찰과) 한 배를 타는 건데. 연결해줄 수 있지. 그 내용을 가지고 범정(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현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접촉하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수사팀은 실제 녹음 파일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 대화는 다른 증거 분석과 관계자 조사를 통해 구성한 ‘전문증거’로 보인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은 “한 검사장은 현 단계에서 이 전 기자의 공범이 아니다”라며 “한 검사장과의 카카오톡 횟수는 이 전 기자의 공소사실과 아무 관계도 없는데 나쁜 인상을 주려고 공소장에 넣었다. 검찰이 이 전 기자에게 유리한 사실은 빼고 불리한 사실만 모아서 썼다. 법정에서 전체 내용을 보여 강요미수죄 성립 여부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이 전 기자와 백 기자의 첫 공판은 이달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 전 대표의 신청으로 지난달 열린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이 전 기자에 대해 ‘기소’를, 한 검사장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검찰은 권고를 거부하고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