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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가 끌어올린 코스피 2400 돌파…‘상승세’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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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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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32)는 스스로를 ‘동학개미 선봉장’이라고 부른다. 올해 처음으로 주식에 입문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예·적금을 착실히 모아 아파트 구입자금 등으로 쓰려던 최 씨는 아파트 값이 급등하자 생각을 바꿨다. 연이율 1%가 채 안되는 예·적금 금리에 비해 아파트 값은 너무 빠르게 올랐다. 치솟는 서울 집값을 월급을 모아 쫓아가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최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고꾸라진 뒤 반등한 4월 만기가 된 적금 2000만 원으로 ‘삼성전자’와 ‘네이버’ 주식을 각각 사들였다. 이 주식의 평가액은 3000만 원으로 불어났다.

회사원 정모 씨(35)는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에 나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한다)’을 했다가 맘고생을 하고 있다.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8000만 원)은 물론, 카카오뱅크 비상금 대출(300만 원), 저축은행 대출(5000만 원)까지 끌어 모았기 때문이다. 다달이 갚아야 할 원리금이 130만 원이나 된다. 정 씨가 사들인 종목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며 투자금을 깎아먹고 있다. 정 씨는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성장성이 높은 정보기술(IT)와 바이오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정 씨는 약 2600만 원 정도를 주식 투자로 날렸다.

11일 코스피가 2년2개월 만에 2,400선을 돌파한 데는 최 씨와 정씨 같은 동학개미들의 역할이 컸다. 낮은 예·적금 금리와 강력한 부동산 규제 등으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보니 개인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온 것이다. 코로나19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점도 저가매수 붐을 일으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증시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46조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가와 기관투자가들이 25조 원, 20조 원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 비교하면 최근 증시의 상승세 대부분을 동학개미들이 이끈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은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증시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전히 증시 주변에 돈이 넘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해 말 27조 원 수준에서 이달 50조 원까지 급증했다. 빚을 내 주식을 산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역대 최대인 15조 원까지 늘어났다. 전례 없는 세계적 유동성 장세와 달러 약세라는 환경도 한국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달러화 가치가 낮아지면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이 중국, 한국 등 이머징(신흥국) 주식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대출을 통해 투기성이 높은 주식 등을 짧은 기간에 사고파는 식의 거래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최근의 유동성 장세는 증시 전망에 우호적이지만, 높은 수익률의 이면에는 반드시 높은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투자에 앞서 기업의 실적 등 객관적 지표 등을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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