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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청룡기] 장충고, 광주 동성고 물리치고 창단 후 57년 만에 첫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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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 광주 동성고를 9대7로 물리치고 청룡기 정상

최우수선수 김태정, 우수선수 박태강

동성고 김도영은 최다안타, 최다득점, 도루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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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청룡기 결승전에서 역투하는 박태강. /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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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가 창단 후 57년 만에 처음으로 청룡기를 품에 안았다.

장충고는 11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에서 광주 동성고를 9대7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0일 시작한 경기가 우천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되며 이틀에 걸쳐 펼쳐진 경기에서 장충고는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1963년 창단한 장충고는 이병규 LG 코치, 유희관, 이용찬(이상 두산), 박찬호(KIA) 등을 배출한 야구 명문이다. 2006~2007년 황금사자기 우승, 2006년 대통령배 우승 등의 기록이 있지만, 그동안 청룡기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올해 오랜 꿈을 이뤘다.

장충고는 10일 2학년 박상언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1회초 선두 타자 김도영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565으로 맹활약하며 스타로 떠오른 김도영은 곧바로 2루로 내달려 이번 대회 6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3홈런을 기록 중인 2번 타자 최성민은 삼진으로 아웃. 다음 타자 이준범이 박상언의 초구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3학년 이준범이 고교 입학 후 처음으로 기록한 홈런이었다.

1회부터 2-0으로 앞선 광주 동성고의 선발 투수는 박대명. 에이스 김영현은 유신고와의 준결승에서 6.2이닝을 던져 이날은 출전할 수 없었다.

장충고는 1회말 선두 타자 조규택이 볼넷, 2번 타자 정준영이 몸에 맞는 공, 3번 타자 안재연이 안타로 나가며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박건우의 희생플라이로 조규책이 홈으로 들어오며 2-1로 추격했다. 다음 타자 김우석이 또 몸에 공을 맞으며 다시 1사 만루가 됐다.

김재덕 동성고 감독은 원아웃을 잡는 동안 사사구 3개, 안타 1개를 기록한 박대명을 내리고 한범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어진 장면에서 김태정이 기습 번트를 댔고, 투수 한범주가 1루에 어이 없는 송구를 하면서 주자 두 명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장충고가 3-2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보통 만루에선 포스 아웃이 되기 때문에 스퀴즈 번트를 잘 대지 않는데 허를 찌른 장충고의 작전이었다.

다음 타자 신승준도 스퀴즈 번트를 성공하며 주자 한 명을 더 홈으로 불러들였다. 장충고는 이어진 2사 3루 찬스에서 조윤성이 다시 번트를 댔다. 이번에도 성공하며 1점을 추가했다. 장충고는 1회말 번트 세 개로 4점을 뽑아내며 스코어를 5-2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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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장충고 선수들. /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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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 1·3루에서 다음 타석은 조규택. 1루 주자 조윤성이 도루를 시도했고, 포수의 2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3루 주자 김태현이 홈을 밟았다. 장충고는 6-2로 앞선 채 1회말을 끝냈다.

동성고는 2회초 1사 상황에서 김성도가 2루타를 쳤다. 김시앙이 볼넷으로 나간 순간 비가 세차게 내리며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세찬 비로 더 이상 경기를 속개할 수 없게 되자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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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우천으로 방수포를 치는 모습. /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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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다음 날인 11일 오후 1시부터 속개됐다. 1사 1·2루. 장충고 마운드엔 변함 없이 박상언이 있었다. 동성고는 김도형의 안타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타자 김도영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동성고는 3-6으로 추격했다.

장충고는 선발 박상언을 내리고 박태강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박태강마저 최성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을 내주며 스코어는 4-6이 됐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박태강이 힘을 냈다.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로 이준범과 박건을 연속으로 잡아내며 장충고는 위기를 벗어났다.

장충고는 2회말 선두 타자 정준영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하지만 정준영의 2루 도루를 동성고 포수 김시앙이 강력한 송구로 막아냈다. 하지만 장충고는 안재연의 안타와 김우석의 2루타가 터지며 다시 한 점을 달아났다.

동성고도 3회초 숨가쁜 추격전을 벌였다. 안타로 나간 임주찬이 투수 보크로 2루로 갔고, 김성도의 적시타가 터졌다.

장충고는 3회말 볼넷 세 개를 얻어내며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1사 2루에 올라온 구원 투수 송성중이 조윤성과 조규택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장충고는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무득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양 팀은 4회엔 모두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동성고는 5회초 2사 3루의 기회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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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말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된 안재연. /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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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는 5회말 리드를 벌렸다. 조윤성의 볼넷, 조규택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 찬스에서 1학년 정준영이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렸다. 조윤성이 홈으로 들어오며 8-5. 다시 맞은 1사 1·3루 상황에서 동성고는 신헌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신헌민이 후속 타자를 잘 처리하며 더는 실점하지 않았다. 양 팀은 득점 없이 6회를 끝냈다.

2회 1사에 올라온 장충고 구원 투수 박태강은 7회초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이날 5.2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투구 수는 105개. 직구 평균 구속은 130km 중반대로 빠르지 않지만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커브로 동성고 타자들을 요리했다.

동성고는 8회초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바뀐 투수 양수현을 상대로 선두 타자 김도형이 2루타를 쳤다. 후속 타자 김도영이 절묘한 기습 번트로 1·3루가 됐다. 최성민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장충고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2학년 박정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동성고는 이준범과 박건의 연이은 희생플라이로 7-8, 두 점을 따라 붙었다. 장충고는 박정민이 서하은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동점을 허용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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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1타점 2루타를 치고 기뻐하는 정준영. / 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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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는 8회말 선승준이 볼넷으로 1루로 나간 뒤 최유빈이 2루타를 치며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최동희가 스퀴즈 번트로 귀중한 한 점을 보탰다. 장충고는 투수 박정민이 9회초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청룡기 첫 정상을 밟았다.

최우수 선수는 장충고 3루수 김태정, 우수 투수상은 장충고 2학년 투수 박태강이 수상했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다.

동성고 김도영이 최다안타상(14안타), 최다득점상(10득점), 도루상(6개)을 휩쓸었다. 타격상은 11타수 8안타(0.727)의 세광고 박주원, 홈런상은 3개를 때린 최성민(광주 동성고)이 받았다.

[목동=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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