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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홍수 피해에 日 일부 “축하한다” “반일 국가에 천벌”… 도 넘은 혐오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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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시가지에 침수 피해로 진흙 범벅이 된 가재도구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이달 들어 계속된 집중호우로 지난 7일 기준 전국에서 이재민 2500명이 발생하고 6162건의 시설피해와 27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일본인들이 ‘축하한다’ 등의 망언을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같은 망언은 우익성향을 가진 이들이 중심이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우익과 거리가 먼 일부에서도 악성댓글 남기기에 열을 올렸다.

반면 한국의 수해 피해를 안타까워하며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있어 한국을 바라보는 양극단의 시선을 실감케 한다.

◆‘반일 국가에 천벌’·‘일본이 축하할 때’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10일 한국의 비 피해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한국)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크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예정된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추가 피해 방지를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우익성향인 이 언론은 그간 징용공 문제나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등 일본 정부 입장을 대변했는데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포털, SNS의 관련 기사에 한국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악성댓글이 줄이었다.

내용을 보면 그간 정치적으로 대립한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반일국가에 내린 천벌’이라는 막말과 ‘일본 식민지배를 계속 받았다면 지금과 같은 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이 있었다.

또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한국에서 ‘대지진을 축하했다’고 주장하며 ‘이번엔 일본이 한국의 비 피해를 축하할 때’라는 비난 댓글도 있었다.

◆일본인은 다른 나라 피해에 기뻐하지 않는다고?

댓글 중 ‘일본인은 다른 나라의 피해에 기뻐하지 않는다’는 글이 있었다. 중국이나 한국 일부는 일본에서 발생한 재난에 비아냥거렸지만 일본인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는 많은 공감이 이어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앞서 ‘축하한다’는 댓글을 비롯해 ‘수해는 일본 책임이 아니니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지 말라’는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들의 주장처럼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이 이러한 댓글을 달았을까? 이날 악성 댓글을 단 몇몇 이들 중 공개된 SNS를 확인해보니 가와구치시, 아마가사키시, 노다시 등에 사는 일본인뿐이었다.

이 중에는 ‘전쟁 가능한 일본’, ‘핵무기 필요성’ 등을 언급한 기사나 주장에 관심을 보이거나 한국을 비난하는 기사를 링크해 놓는 등 극우성향을 보인 이들이 다수였다.

비 피해를 걱정하는 댓글도 있어 ‘모든 일본인은 다른 나라 피해에 기뻐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걱정이나 위로 격려보단 악플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특히 ‘일본의 도움으로 비 피해를 면했다’는 황당한 주장이 있었는데 주장은 산케이신문 서울주재 객원논설 위원의 주장이 근거가 됐다.

◆일본이 서울을 홍수로부터 보호했다?

구로다 가쓰히로 논설 위원은 최장수 서울특파원으로 활약 중이다. 그는 독도 영유권 주장 및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 등 한일관계를 둘러싼 역사·영토 사안에 대해 민감한 발언을 던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는 지난 8일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에 이상 기후로 많은 비가 내렸는데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홍수로부터 서울을 지켰고 이러한 두 댐은 일본의 경제 협력을 얻어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 협정으로 일본이 건넨 자금을 사용해 한국은 훌륭하게 경제 건설을 실현했고 국민 생활이 풍요롭게 됐다"며 "서울시민을 홍수로부터 지켜 왔는데 지금 또 일본에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징용공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주장에 일부 누리꾼들이 ‘일본의 도움으로 비 피해를 면했다’고 엉뚱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소양강댐은 1950년경부터 다목적댐 건설사업으로 계획됐고 1960년 3월 타당성이 건의돼 1967년 4월에 착공, 1973년 10월에 완공됐다. 그의 주장과 달리 1965년 한일협정 전부터 이미 계획된 것이다.

그는 앞서 한국이 이룬 경제발전은 일본이 패전 이후 남긴 자산 덕분이며,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노역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한 반성이나 사죄는 언급조차 없이 일본의 덕을 봤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대다수 일본 시민들은 일부의 도 넘은 행위를 비판하고 문제를 지적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일부는 지칠 줄 모르는 한국 때리기에 열심인 모양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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