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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천 감독 선임 잡음…구단 고위층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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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전력강화실장만 사퇴

중앙일보

인천은 올 시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조성환 전 제주 감독과 계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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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바람 잘 날이 없다. 5월 초 뒤늦게 시즌이 시작한 뒤 9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임완섭 감독이 6월 말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사퇴했다.

사퇴 며칠 뒤 인천은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명예 감독의 사령탑 복귀를 시도했다가 반대 여론에 부딪혀 철회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고, 투병을 위해 물러났다. 인천은 최근 또 한 번 감독 선임이 불발됐다.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과 협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사회 승인부터 받았다. 그런데 막판에 협상이 무산됐다. 팬과 언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우여곡절 끝에 7일 조성환 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과 계약했다.

일련의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나온 게 구단 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시민구단은 운영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지자체의 정치적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도 예외가 아니었다. 정치권과 연결된 여러 후보가 낙하산을 타고 등장했다. 구단 고위층이 어딘가에서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유력 후보가 수시로 바뀌었다. 고위층과 감독 선임 전담부서인 전력강화실은 후보를 놓고 부딪혔다. 이견이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감독 공백기가 길어졌다. 전달수 인천 구단 대표이사는 “전력강화실과 소통했다”고 해명했다. 이천수(사진) 인천 구단 전력강화실장은 침묵했다.

감독 선임 과정의 잡음에 따른 피해는 선수단과 팬에 돌아갔다. 인천은 특유의 끈끈함을 잃었다. K리그1 최하위(5무10패)로 강등 0순위다.

이번 잡음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표를 낸 이천수 실장 외에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구단 고위층은 침묵하고 있다. 감 놔라 배 놔라 했던 외부인(주로 정치권 인사)은 숨었다.

우여곡절 끝에 ‘난파선’ 인천의 키를 잡은 조성환 감독은 9일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모든 상황이) 어느 한 사람 잘못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잘못이라 생각한다. 각자 맡은 부분에서 돌이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말한 ‘모든 구성원’이 ‘모두’가 아니라는 건 모두 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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