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G7 확장은 논의 필요"…獨, 정식 합류는 사실상 반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2차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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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이 주요 7개국(G7) 확장 문제를 두고 “오는 G7 정상회담에 한국이 참석하는 것을 매우 환영한다”며 “한국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국가”라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마스 장관과 ‘제2차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다.
마스 장관의 발언은 일견 한국의 G7 정상회의 참석을 반기는 언급이었지만, G7의 정식 멤버 합류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았다.
다만 강 장관은 같은 질문에 “한국이 미국 측으로부터 (G7에)초청 받은 것을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이것을 넘어 G7 확장의 문제는 마스 장관의 말대로 국제사회의 틀 속에서 논의를 거쳐 진전을 이뤄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외교부가 이후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마스 장관은 “올 가을 G7 정상회의가 개최될 경우 한국이 참석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소개됐다.
외교부나 강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독일이 한국을 포함한 G7의 영구적인 확대를 찬성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마스 장관이 러시아의 G7 회의 참여에 대해선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분명하게 반대 의사를 밝힌 것도, “G7 체제 확대를 원치 않는다”는 독일의 기존 입장과 맥락을 같이했다.
강 장관은 “(G7)의장국에 따라서 의제가 정해지겠지만, 한국이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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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G7 확대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마스 장관은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라이니셰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G7과 주요 20개국(G20)은 합리적으로 조직된 체제”라며 “우리는 G11이나 G12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코로나19로 G7 대면회의가 열릴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외교가에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개최하려 했던 G7 회의는 코로나19로 9월로 연기됐다. 그런데도 미국에선 9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 2017년 백악관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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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외교장관 기자회견에서는 주독미군 감축 관련 질의도 나왔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한국과 독일에 있어서 미국은 안보정책에 굉장히 중요한 축이며 주독미군 감축 문제를 (한국도)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주한미군의 감축 문제는 전혀 거론된 바 없다”고 답했다.
마스 장관은 “주독 미군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안보를 위한 것으로, 대부분의 미군은 유럽에 그대로 주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마스 장관이 한국의 대북정책에 지지를 표했으며, 강 장관은 감사를 표했다고도 전했다. 강 장관은 “남북 관계가 교착상태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중요하다는 데에 양국이 의견을 같이 했다”며 “우리는 북한이 대화에 조속히 복귀하도록 촉구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에 대해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G20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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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독일 측의 지지도 요청했다.
강 장관의 이번 독일 방문은 코로나19가 폭증한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의 해외 출장이었다.
한국과 독일은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의 독일 방문 때 양국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출범시켰다. 2018년 7월 마스 장관이 서울을 찾았고, 강 장관이 2년 만에 베를린을 찾았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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