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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료급여는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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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61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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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의 부양 의무자 기준이 오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그간 가구 소득이 생계급여 수급자 요건을 갖췄는데도 일정한 소득·재산이 있는 자녀나 배우자 등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자에서 제외됐다.

다만 의료급여는 부양 의무자 기준을 폐지하지 않는 대신 완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폐지를 요청해 온 시민사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 확정



보건복지부는 10일 제61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를 열고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의료급여 기준 완화 등을 골자로 한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21∼2023년)을 확정했다. 주요 보장제도인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없애기로 한 것은 관련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 만이다.

생계·의료와 함께 4대 급여로 불리는 나머지 교육,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은 지난 2015년과 2018년 각각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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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열린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위한 농성 선포'에서 참가자들이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와 빈곤문제 해결 촉구를 요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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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사각층 73만명 달해



복지부에 따르면 총수급자는 올 6월 기준으로 203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 사각 층이 73만명(2018년 현재)이나 된다. 가구 소득은 기준 중위소득의 40% 이하(2인 기준 119만6792원)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재산을 가진 1촌 직계혈족이 있다는 이유로 대상자에서 제외된 이들이다.

실제 경북의 농사주택에 홀로 사는 A씨(80·여) 지체장애인으로 소득이 거의 없다. 기초연금(30만원)과 장애수당(4만원)이 전부다. 하지만 떨어져 사는 아들이 근로소득자라는 이유로 생계급여 혜택을 받지 못했다. 아들은 재산은커녕 부채만 1000만원 가까이 지고 있다.

생계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부양 의무자와 가족관계가 무너졌다는 사유서를 내야 했다. 이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례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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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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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만명 생계급여 새로 받을듯



하지만 부양 의무자가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노인과 한부모 가정(만 30세 초과)이 대상이다. 복지부는 이번 생계 급여의 부양 의무자 기준 폐지로 26만명(18만 가구)이 새로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연 소득 1억원 이상이나 부동산 재산 9억원을 초과한 부양 의무자에 대해서는 바뀐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의료급여는 완화 수준



의료급여는 부양 의무자 기준을 없애는 대신 완화하기로 했다. 2022년 1월부터 기초연금을 타는 노인과 함께 사는 부양 의무자 가구는 기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또 오는 2023년까지 수급권자의 소득·재산 반영 기준 등을 바꿔 19만9000명(13만4000가구)을 추가로 의료급여 수급권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똑 복지부는 이와 함께 의료급여의 보장성을 계속 높일 방침이다.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 비율은 63.8%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80%와 비교해 낮다. 앞으로 3년간 의료비 부담이 큰 비급여 검사 항목, 의약품 등의 단계적 급여화에 1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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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 3대적폐 폐지 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기초생활보장법 개정, 기준중위소득 대폭인상 토한 생계급여 현실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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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급여 기준폐지 文 공약?



생계·의료급여의 부양 의무자 기준 폐지는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처럼 알려졌다. 이에 공약 이행이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부양의무자 조건을 철폐하겠다는 것은 생계급여에 초점이 있다”며“의료급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것은 단순하게 부양 의무자 조건을 적용하느냐, 마느냐보다는 비급여를 얼마만큼 급여화해 주느냐, 그리고 (건강보험) 본인 부담을 얼마만큼 한도를 두고 정부가 부담해 주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박 장관이 약속"



앞서 지난 7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9대 조기대선 후보시절 부양 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폐지를 공약했다. 같은해 8월 박능후 장관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농성장’에 방문한 적 있다”며 “(그 자리에서 박 장관이) 2020년 발표될 2차 종합계획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부양 의무자 기준을 완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난한 사람들의 필요도가 가장 높은)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아닌 중장기적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후퇴한 안”이라고 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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