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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항공기 결항·선박 수천척 대피…태풍 ‘장미’에 숨죽이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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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호남 등 ‘설마 또’ 긴장속 태풍행로 주시

큰피해 없이 오후 5시께 온대성저기압으로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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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태풍 ‘장미’가 접근하면서 10일 전남 여수시 국동 항구에 어선들이 빼곡하게 대피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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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와 남부지방에 번갈아가며 쏟아진 물폭탄 속에서 10일 태풍 관통 소식이 들려왔지만, 제5호 태풍 ‘장미’는 애초 예상보다 별다른 피해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비바람 대비에 나섰던 제주와 영·호남에서는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대로 인해 추가로 비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태풍 ‘장미’의 영향권에 가장 먼저 들어간 제주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다른 지방을 잇는 항공기 36편이 결항했다. 제주와 다른 지방을 오가는 9개 항로 여객선 15척도 통제됐다. 제주도 내 항·포구에는 2천여척의 선박 등이 피항했다. 한라산 입산이 금지됐고, 한라산 둘레길과 올레길 탐방도 제한됐다.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도 비바람을 피해 정박한 어선과 여객선, 화물선 등 선박 1천여척이 빼곡하게 들어차 태풍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여수공항 항공기 이착륙은 통제됐고, 여수항의 바닷길도 거문도 등 9개 항로 여객선 9척이 모두 통제됐다. 사흘 동안 600㎜의 강수량을 기록한 섬진강·영산강 유역 주민들은 복구 작업 속에서도 일기예보에 관심을 기울였다.

부산항에 있던 선박 650여척도 계류장 등지로 피항했다. 김해공항의 항공기 60여편이 사전 조처로 결항했다. 평소 같으면 피서철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거렸을 해운대 등 부산 해수욕장들도 입욕이 금지된 채 긴장감만 돌았다. 해운대구 등 관할 지자체는 시설물을 철거하는 등 사전에 태풍 피해에 대비했다. 태풍 통과가 예상됐던 경남 통영 관광지들에는 이날 오후 한때 빗방울이 거세지면서 거리가 텅 비기도 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오후 5시 기준 제주도 한라산 삼각봉에 112㎜, 윗세오름에 102.5㎜의 비가 내렸다. 전남 보성군에 140㎜, 전남 완도에 137㎜, 경남 산청(지리산)에 127.5㎜, 하동에 109.5㎜의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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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태풍 ‘장미’의 접근으로 10일 경남 통영시 강구안 일대에 선박들이 피항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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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태풍은 관통할 것으로 예상됐던 영남지역에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나갔다. 부산 해운대 등지에 순간 강한 바람이 불며 비가 쏟아졌지만 금세 그쳤다. 경남소방본부, 부산광역시 소방재난본부, 전남도소방본부 등에 접수된 태풍 관련 피해 신고는 한 건도 없었다.

태풍 장미는 오후 2시50분께 경남 통영 남동쪽 거제도 남단에 상륙한 뒤 세력이 급격히 약해졌고, 오후 5시께 울산 서북서쪽 약 10㎞ 근처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했다. 기상청은 “태풍이 힘을 잃고 온대저기압으로 변해도 비구름대가 남아 있다. 내일까지 서울·경기·충청·경상 등 곳곳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방정부들은 비구름대에 따른 추가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기상특보에 따라 피해 최소화를 위한 현장 대응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는 이날 낮 12시30분께 접경지역 위기경보 관심 단계 수준인 8m를 넘었다. 경기도는 이날 오전 임진강 수계지역인 연천군·파주시 주민들에게 재난문자를 보내 하천 주변 야영객과 어민 등의 대피를 당부했다. 전날 새벽까지만도 1m대에 불과했는데, 북한에 폭우가 쏟아지며 수위가 급상승했다. 기상청은 11일까지 경기 북부지역에 30∼8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동 기자, 전국종합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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