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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슈 2020 미국 대선

'부통령 전쟁'된 미국 대선…한 때 펜스 부통령 교체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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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번주 부통령 후보 발표 예상

"카말라 해리스 1순위, 수전 라이스 2순위"

바이든의 고령, 후보 상징성이 주목 끄는 요인

야심찬 공화당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행보에

트럼프 러닝메이트 교체설 흘러나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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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주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른쪽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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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함께 뛸 부통령 후보를 이번 주에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바이든 후보는 지난 1일 러닝메이트를 발표하기로 했다가 첫째 주 후반으로 미뤘고, 이를 또 연기했다.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부통령 후보 지명은 바이든이 선거 운동을 시작한 이후 내리는 가장 중요한 결정으로 꼽힌다. 바이든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가 이번 대선의 향방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에서다. 미국 언론도 유력 후보 순위를 매겨가면서 상황을 중계하고 있다.

CNN은 9일(현지시간)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1순위,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2순위에 올렸다. 3위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4위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5위 캐런 배스 하원의원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7일 해리스 의원과 라이스 전 보좌관을 1, 2순위로 꼽았다. 3위부터 6위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배스 하원의원, 발 데밍스 하원의원, 덕워스 상원의원 순이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CNN이 꼽은 5명에 워런 상원의원을 더해 6명을 유력 후보로 내다봤다.

백인인 워런 의원과 휘트머 주지사, 아시아계인 덕워스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흑인이다. 바이든은 지난 3월 TV토론 도중 여성을 부통령에 앉히겠다고 밝혔고,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흑인을 기용할 가능성 역시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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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가장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꼽히는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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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출마해 전국적 인지도가 높다. 이 때문에 가장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꼽혀왔는데, 경선 TV 토론에서 바이든 후보에 맹공을 퍼부은 점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바이든이 해리스 이름이 적힌 메모를 들고나온 것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대세론이 형성됐다. 메모엔 '원망을 품지 말자''선거운동을 도와줬다''재능 있다''존경한다'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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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6년 4월 5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함께 일한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왼쪽)과 수전 라이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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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선택의 기준으로 개인적 '케미(궁합)'와 행정 능력을 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함께 일한 라이스 전 보좌관이 유리하다. 동맹 관계 복원 등 미국의 글로벌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는 공약을 실행하는 데도 적임자다. 다만 선출직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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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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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머 주지사는 경합주인 미시간에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흑인 사망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며 전국적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바이든이 휘트머를 선택하기 위해 흑인 여성 카드를 버릴지에는 회의적인 전문가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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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계 중국인 어머니를 둔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은 이라크전에서 두 다리를 잃은 참전용사 출신이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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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계 중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덕워스 의원은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두 다리를 잃은 참전용사 출신이다. 일리노이 출신이어서 중서부 지역에서 경쟁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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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배스 하원의원은 의회 내 흑인 모임인 블랙 코커스를 이끌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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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 의원은 의회 내 흑인 모임인 블랙 코커스를 이끌고 있다. 과거 쿠바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트럼프 진영으로부터 '공산주의자'라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부통령 지명이 최고 관심사가 된 건 바이든의 나이와도 관련이 있다. 77세인 바이든은 역대 주요 정당 대선 후보 가운데 최고령이다. 자칫 대통령이 재임 중 사망하거나, 업무 무능력 상태가 되거나,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경우 부통령은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

후보들의 상징성도 시선을 끄는 요인이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 탄생한다. 흑인이나 아시아계일 경우에는 새로운 이정표를 하나 더 세우게 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민주·공화 양당이 전당대회를 상당 부분 온라인으로 바꾸고, 대형 유세가 사라지면서 언론과 평론가들이 부통령 선택 문제에 몰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부통령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민주당만이 아니다. 현직 대통령은 러닝메이트를 바꾸지 않는 관행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 교체설까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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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일 사우스다코타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서 크리스티 놈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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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 산을 찾았을 때 크리스티 놈 주지사가 트럼프 환심을 산 뒤 당일 밤늦게 에어포스원에 동승해 워싱턴에 온 게 알려지면서 부통령직을 제안받은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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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다코타주의 러시모어 산은 역대 주요 대통령의 두상을 새긴 조각으로 유명하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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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주지사는 러시모어 산에 새겨진 역대 주요 대통령 두상을 본 따 트럼프의 두상을 약 120㎝짜리 미니어처로 만들어 보여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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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지난해 12월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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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 주지사는 몇 주 뒤 다시 백악관을 찾아 펜스 부통령과 면담하고 부통령직에 뜻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하지만 최근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을 여성 러닝메이트로 바꿨으면 분위기를 제대로 띄웠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펜스 부통령과 함께 간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펜스 교체에 관한 추측성 대화가 이어지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에 대해 내부 집단의 좌절감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준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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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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