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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구광모, LG에 1등 DNA 심었다… 시총 2년새 93조 → 124조 [LG의 혁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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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총수 실용주의 리더십 성과
취임 후 2년만에 시총 31조 증가
미래 먹거리 車부품·배터리 집중
인재 발탁·고객가치 경영도 빛나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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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여 만에 구광모 회장의 '1등 DNA'가 LG그룹 전반에 걸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동안 뚝심있게 밀어붙인 전기차배터리 등 자동차부품 사업이 속속 글로벌 시장에서 1위에 오르고 있으며, 그룹 전체 시총도 사상 최고치인 124조원을 돌파했다. 재계에선 LG가 구 회장 취임 후 외형과 체질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40대 총수 구 회장의 실용주의·고객가치·인재 등에 초점을 맞춘 리더십이 빛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취임 774일, 그룹 시총 사상최대


10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LG그룹 13개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124조7355억원을 기록했다. LG그룹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다. 구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18년 6월 29일 종가기준 93조6000억원 대비 31조원 이상 늘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취임 이후 하루 400억원씩 시총을 불린 셈이다.

이 같은 성장은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는 자동차용 부품 사업이 올해 상반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그룹의 핵심 주력으로 떠오른 덕분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세계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은 올 상반기 누적 점유율 24.6%로 1위를 차지했다. 또 LG디스플레이의 차 디스플레이도 지난 1·4분기 점유율 18.4%를 기록해 글로벌 1위에 올랐다. LG그룹의 자동차부품 수주잔액은 200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와 LG전자 자동차부품솔루션(VS) 본부의 수주잔액은 각각 150조원, 50조원에 달한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핵심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재편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대표적으로 전기차배터리와 자동차부품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LG에서 보기 어려웠던 파격적인 인재 발탁도 성장의 열쇠로 꼽힌다. 최대 성과를 이끌고 있는 LG화학의 신학철 부회장은 1947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최고경영자(CEO)다. 이외에도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을 VS사업본부 자동차부품팀장으로, 은석현 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 전무를 VS사업본부 전무로 영입하는 등 과감한 외부수혈로 LG의 체질을 개선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지난 연말 인사에서 34세의 임원이 나올 정도로 나이, 출신 등을 따지지 않는 인재 발탁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며 "젊고 빠른 차세대 경영진을 육성한다는 게 그룹 인사의 방향" 이라고 말했다.

실용주의·고객가치 중심 ‘체질 바꿔’


LG그룹에선 매년 상·하반기에 한 번씩 그룹의 경영진들이 모이는 사업보고회가 열렸지만 구 회장 취임 후 한번으로 줄였다. 세계 시장의 변화속도를 봤을 때 반년에 한번씩 여는 회의에서 정해진 방향성이 1년간 통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신 그룹과 각 계열사들이 주요 사업전략에 대해 수시로 소통하도록 했다. 구 회장에게 보고할 때는 계열사 CEO가 아닌 실제 사업을 담당하는 임원급 부문장들이 참석한다. 의사결정 속도를 그만큼 빠르게 하기 위해서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룹 소속 임원들이 각 계열사들과 소통하고 전략을 논의하는 역할을 하고, 결론이 나면 이를 최고경영진들에게 수시로 공유하는 방식"이라며 "구 회장이 늘 강조하는 실용주의의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고객가치도 구 회장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다. 지난 2월 구 회장은 LG전자 서초R&D캠퍼스 내 '디자인경영센터'를 찾아 "고객가치를 실행에 옮기려면 고객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올해 출시 예정이거나 검토 중인 LG전자의 벽밀착 OLED TV, 일체형 세탁건조기, 자동차부품 등의 제품들을 일일이 확인했다. 실제로 이날 구 회장이 버튼 조작, 사용자환경 등에 대한 불편함을 논의하고 개선방향을 토론한 뒤, 4월에 출시된 'LG 트롬 워시타워'는 4주 만에 1만대가 팔릴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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