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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벨라루스 대통령 30년 집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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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현 대통령 6번째 대선 승리

1994년부터 26년째 집권 중

야당 후보 신변 안전 우려 피신


한겨레

9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경찰이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시민을 체포하고 있다. 민스크/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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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5) 대통령이 여섯번째 대선 도전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전날 열린 대선 개표 결과 루카셴코 대통령이 80.23%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1994년 초대 벨라루스 대통령에 당선돼 26년째 집권 중인 그는 5년 임기를 더 보장받아 최소 31년 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루카셴코는 소련 국경 경비대에서 근무하다가 1980년대 집단농장 관리자로 일했다. 소련이 불안정해진 1990년 벨라루스 의회 의원이 되어 정계에 진출했고, 의회에서 반부패위원회를 이끌며 인기를 끌었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인 1994년 대통령이 되자 헌법 개정을 통해 독재 체제를 확대해 나갔다. 1996년 국민투표를 통해 초대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2004년에도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앴다.

친러시아 성향의 루카셴코는 옛소련식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옛소련 시절 ‘케이지비’(KGB) 조직을 유지해 반대파를 억압하는 철권통치를 했다. 2003년 “권위주의적 통치 방법은 나의 성격이다. 나는 언제나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급격히 시장경제로 이행했던 다른 옛소련 소속 국가들과 달리, 루카셴코는 벨라루스의 경제를 광범위하게 통제하는 정책을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소련에서 독립한 다른 나라들보다 혼란을 덜 겪은 측면도 있다.

루카셴코는 친러시아 정책을 취해 러시아에서 싸게 원유를 공급받고, 이를 정제해 되팔아 이득을 얻는 방식으로 권력 기반을 강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경제 위기에 처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대한 원유·가스 공급가격 인상에 나서고, 벨라루스의 주권을 침해하는 연합국가 창설을 추진하면서 갈등을 겪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축전을 보내 “협력 심화를 촉진할 것을 기대한다”며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그가 30년 가까이 철권통치를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벨라루스의 역사적 배경도 있다. 폴란드와 러시아 사이에 있는 벨라루스는 인구 3분의 1이 2차 세계대전 ‘독소전쟁’ 당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세의 개입과 정치적 불안정에 대한 거부감이 뿌리 깊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짚었다.

그러나 그의 철권통치에 대한 거부 반응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야권 대선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는 9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내 눈을 믿는다. 그리고 나는 다수가 우리와 함께했던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수도 민스크에서 수천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했다. 인권단체 ‘스프링 96’은 최소 120명이 구속되고 1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10일 “3천여명이 체포되고 경찰 39명이 다쳤으며, 사망자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그의 ‘괴상한 반응’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는 코로나 위험을 과소평가하며 “보드카를 마시거나 사우나를 하면 감염되지 않는다”는 비과학적 발언을 했다. 인구 950만명인 벨라루스의 확진자 수는 확인된 것만 약 7만명, 사망자도 약 600명이며, 루카셴코도 감염된 바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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