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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종합] '조국 82학번 동기·국보법 위반 1호' 이흥구 신임 대법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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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신임 대법관에 이흥구(57·사법연수원 22기)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임명 제청됐다.

대법원은 10일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따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흥구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임기만료로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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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 [사진=대법원]


이 부장판사는 지난 1963년 경남 통영 출생이다. 통영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제22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그는 1993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부산지법 동부지원장, 대구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올해 2월부터는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근무 중이다.

이 판사는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5년 이른바 '깃발사건'으로 불리는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상 고무·찬양 등 혐의로 구속되고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그의 1심 유죄를 선고한 판사가 권순일 대법관이다.

이 판사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으나 결국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1987년 6월 6.29 선언 이후 특별사면 조치됐다.

이 판사는 특사 조치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판사로 임관될 수 있었다.

판사로 근무하면서는 한국전쟁 당시 군사재판을 거쳐 사형을 당한 이른바 '국민보도연맹사건'과 관련해 마산지역 국민보도연맹원들의 유족이 제기한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재심개시를 결정한 바 있다. 이 사건은 보도연맹 사건 관련 첫 재심개시 사례로 평가받는다.

또 수면내시경 검사를 마친 사람이 진정상태에서 의식을 회복하는 과정서 환자를 주시하는 등 의무가 의료진에 있다고 보고 이를 게을리 한 병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 병원의 환자보호의무를 폭넓게 인정한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분양형 호텔 운영위탁계약 관련 수분양자들의 권한을 보다 넓게 인정한 판결로 위탁운영사 횡포로부터 수분양자들의 권리를 적극 보호한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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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진=뉴스핌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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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밖에 부산판례연구회, 법원 내 노동법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며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와 신의성실의원칙',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발생한 경우 유족 급여를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의 구상권 범위 등 여러 편의 진보적인 판례 평석을 남기며 근로자 등의 권리 보호에 앞섰다는 게 대법원 설명이다.

30년 가까운 법관 생활 동안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몸담기도 했다.

이 판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두 사람은 절친하 사이로 알려져 있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 부장판사를 "정의감이 남달리 투철한 동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앞서 대법원은 국민들로부터 대법관 제청 대상자 천거를 받고 피천거인 가운데 심사동의자 명단과 이들에 대한 학력·주요 경력·재산 관계·형사처벌 전력 등 정보를 공개한 뒤 이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천거서와 의견서, 각종 검증자료를 토대로 대법관 적격 유무를 심사한 결과 이 후보자와 배기열(55·17기) 서울행정법원장, 천대엽(56·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3명을 최종 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로 결정했다.

이후 대법원장은 3명의 대법관 후보자의 주요 판결 도는 업무 내역을 공개하고 공식적 의견제출절차를 마련, 사법부 내·외부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대법원은 "후보자 중 그동안의 삶과 판결 내용 등에 비춰 사법부 독립, 국민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자질을 갖췄을 뿐 아니라 오랜 기간 부산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충실하고 공정한 재판, 균형감 있는 판결로 법원 내부와 지역 법조사회에서 신망을 받는 등 합리적이고 공정하 판단능력을 겸비했다고 판했다"고 이 판사 임명 제청 이유를 설명했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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