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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제로` 묶은 베트남 vs 소폭이나마 올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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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10일 의료계 종사자가 고교 졸업시험을 치르려는 학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사진=하노이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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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짜오 베트남-102] 베트남에 코로나19가 재확산돼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5명의 추가 감염자가 나와 누적 확진자는 이제 800명에 육박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베트남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베트남 내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당초 국제통화기금(IMF)은 베트남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습니다. 매년 6% 넘게 성장하던 과거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지만, 중국(1.2%) 및 인도(1.9%) 등과 비교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죠. 얼마 전에는 삼성전자가 중국 PC 생산공장을 접고 베트남으로 이동할 거란 닛케이 보도도 있었습니다. 미·중 무역갈등 이후 중국 공장을 철수해 베트남으로 이전하려는 시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비슷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 보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이후 베트남 내부에서 바라보는 위기감은 상당합니다. 현지 언론 등을 보면 베트남경제정책연구원(VEPR) 원장을 역임한 전문가는 "지역 감염이 다시 확산되면 성장동력이 약화돼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며 "주요 경제중심지가 봉쇄되면 0%대 성장률도 나올 수 있어 전망치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저치인 1.8%에 그쳤고, 7월까지 무역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나 줄었습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죠.

하지만 베트남은 한국 전망치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얼마 전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는 'V자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 성장률이 오히려 낮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나마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1.0%'란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IMF가 제시한 -1.2%, -2.1%보다는 높은 수치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 (KDI) 역시 국내 경제 전망 전문가 2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한국 성장률이 -0.9%를 기록할 거라 내다봤죠.

이런 가운데 베트남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직 신흥국 단계인 베트남의 절대적 임금 수준은 아직 한국과 비교해 훨씬 낮은 상황입니다. 지역에 따라 월 307만~442만동(15만7000~22만6000원) 수준입니다(한국어를 잘해서 한국 기업에 취직하면 직장 초년 시절에 많게는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 한국어 인기가 높죠).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베트남 국가임금위원회는 지난 5일 제2차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위원 13명 가운데 9명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 등에 따른 고통 분담 차원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한다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고 합니다. 우리로 치면 노동계를 대표하는 베트남노동총연맹 대표는 기권했다고 하네요.

최근 몇 년간 베트남 최저임금 상승세를 보면 수치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2016년에 12.4%, 2017년 7.3%, 2018년은 6.5%였고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5.3%와 5.5%였습니다. 매년 적어도 5%씩은 올리던 최저임금을 동결할 정도이니 베트남 정부가 바라보는 경제 상황이 어떤지 짐작이 갑니다.

최근 최저임금을 올리는 속도로는 한국도 베트남 못지않았습니다. 최저임금 자체가 한국이 베트남보다 훨씬 높으니 오르는 절대폭으로 보면 한국이 베트남을 압도했겠죠. 2017년 7.3%, 2018년 16.4%, 지난해는 10.9%, 올해는 2.9%였습니다. 얼마 전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죠. 인상률 1.5%는 IMF 외환위기 때보다 낮은 역대 최저 수치라고 하네요.

경제 사이드나 사회투명성 등 지표로 볼 때 한국과 베트남을 단순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어쨌든 결과만 보자면 플러스 성장을 간신히 지켜낼 것으로 보이는 베트남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로 묶었고,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한 한국은 역대 최저지만 그래도 최저임금을 소폭 올리는 결정을 했습니다.

최저임금은 단순히 한 해 임금이 얼마 올라간다는 숫자로만 볼 게 아닙니다. 노동자와 회사가 사회에 내는 목소리, 물가 상승 현황, 경제성장률,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등이 고려된 고차방정식의 답안에 가깝죠. 그렇다면 우리는 과감하게 내년 최저임금을 제로로 묶은 베트남의 결정에 박수를 쳐야 할까요, 아니면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하지만 역대 최저치나마 최저임금을 올린 한국 정부 결정을 환영해야 할까요. 각자 입장에 따라 다 생각이 다를 텐데 여러분의 허심탄회한 의견이 듣고 싶습니다.

[하노이 드리머(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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