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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보이스피싱 피해자 70%는 이 질문에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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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최근 3년 간 보이스피싱 피해 유형 분석
"대출 필요하시죠" 유혹에 70%가 넘어가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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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자 10명 중 7명 이상은 '대출 알선'을 빙자한 사기에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50대 피해자는 대출 빙자 보이스피싱뿐 아니라, 기관을 사칭하거나 애플리케이션(앱)ㆍ문자메시지를 통한 사기 등 대부분의 보이싱피싱 수법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자 13만5,000명을 분석한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 대출 빙자형 피해자(10만4,000명)가 전체의 76.7%를 차지했다. 대출 빙자형 사기는 보이스피싱범이 금융사를 사칭해 대출을 알선해주겠다고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대표적으로 신규 대출을 위해 '선(先) 수수료'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개인 정보를 빼갈 수 있는 앱을 피해자 휴대폰에 설치하게 한 뒤, 피해자 개인 정보로 직접 대출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출 빙자형 사기 피해는 신용 7~10등급의 저신용자(58.8%)에게 두드러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을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취약자들이 보이스피싱에 쉽게 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칭형 피해'는 3만1,000명(23.3%)이 당했다. 사칭형의 경우 통상적으로 검찰 등 수사기관인 척 연락해 와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계좌 정보를 알아내 돈을 빼가는 식이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통해 가족인 척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실제 보이스피싱범은 우선 젊은층의 메신저를 해킹해 부모 휴대폰 번호와 메신저 아이디를 알아낸다. 그런 뒤 딸이나 아들의 메신저 '프로필'을 똑같이 만들어, "엄마, 나 100만원이 급하게 필요한데 이 계좌(보이스피싱범 계좌)로 보내줘"라고 메시지를 보내 돈을 받아내는 것이다. 연령대가 높은 부모들은 딸ㆍ아들의 부탁이라 여기고 속절없이 당하는 경우가 많다.

연령별 피해 비중을 살펴보면 50대가 32.9%로 가장 취약했다. 그 뒤를 40대(27.3%)와 60대(15.6%)가 이었다. 50대는 대출빙자형, 사칭형, 메신저피싱 등 각 수법에서도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연령대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금융권에서 2,893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이중 91%는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으로 발생한 대출이었다. 보이스피싱범들은 2017년에는 주로 대부업체 대출을 받게 하다가, 점차 캐피탈ㆍ카드사 대출을 시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8년에는 대출 피해의 24.4%가 카드사 대출이었는데, 올해 들어 48.2%로 급증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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