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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흙수저→1조 자산가→두 아들과 감옥행…지미 라이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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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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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라이 빈과일보 창업주. /사진=AFP,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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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브랜드 '지오다노'의 창업주이자 홍콩 언론계의 거물인 지미 라이(72)가 10일 새벽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지미 라이가 이날 새벽 홍콩 호만틴 지구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보안처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라이가 외국과의 유착, 선동적인 언행, 사기 공모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라이는 넥스트미디어 그룹 회장으로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매체인 '빈과일보'의 발행인이다.

라이의 두 아들도 빈과일보 경영진으로 홍콩보안법에 따라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체포됐다.

라이의 체포는 지난달 1일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이뤄진 세번째 사례다. 첫 번째는 지난달 1일 운동가 몇 명이 홍콩보안법에 항의를 하다 잡혀갔고 지난달 29일에는 16~21세 학생 4명이 홍콩보안법에 따른 국가 분열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이 혐의는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라이의 체포는 새로 창설된 경찰 내 국가보안처가 거리 시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반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행동에 나선지 2주일 만에 이뤄졌다. SCMP는 오는 16일까지 10여 명이 추가로 체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지오다노' 창업주 지미 라이는 어떤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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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AP/뉴시스]홍콩 시위와 관련돼 체포됐던 홍콩 언론계 거물 지미 라이가 마스크를 쓰고 홍콩 법원에 도착한 모습. 이들은 지난해 홍콩서 열렸던 시위 조직 및 참여 혐의로 지난 4월 15일 체포됐으며 홍콩 야권과 민주주의 단체는 홍콩 정부가 중국의 지시에 따라 민주주의 인사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미 라이는 반중성향 언론사 핀궈르바오(빈과일보)의 사주다.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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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한 성공적인 사업가이자 '빈과일보'의 창업주로 홍콩 언론계의 거물이다. 그의 재산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BBC에 따르면 10억달러(1조1865억 원)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CNN에 따르면 라이는 중국 광둥성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12살 때 낚시배를 타고 홍콩으로 밀입국했다. 그는 당시 섬유공장에서 일하며 한 달에 60홍콩달러(9185원) 가량을 벌었고 홍콩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10명이 넘는 사람들과 아파트를 공유하며 살았다.

라이는 이후 20년간 영어를 배우고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자신만의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만들었다.

성공한 사업가로 살던 그는 1989년 중국 천안문 사태를 보고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천안문 민주화 시위가 유혈 진압되는 것을 목격한 뒤 언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신문사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 매거진'을 설립한 것이다.

그가 설립한 빈과일보는 중화권의 다른 매체들이 중국의 영향력을 의식해 중국 정부의 각종 문제와 비리에 눈 감고 있을 때도 비판 기사를 실어온 대표적인 반중매체다.

빈과일보는 지난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때도 홍콩 경찰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을 집중적으로 보도해왔다.

이 결과 빈과일보는 경영난을 맞아 2019~2020년 회계연도에 4억1530만 홍콩달러(약 635억8243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특히 라이는 중국 관영 매체들로부터 '반체제 4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며 테러 위협에 시달렸다.

가진 재산으로 얼마든지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던 라이는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빈과일보를 창립하고 민주주의 투쟁에 나서면서 내가 가지지 못했던 삶의 의미를 부여받았다"며 "그건 정말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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