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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제주, 태풍 '장미' 덮친다…'역대급 피해' 호남은 "복구 차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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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장미' 북상…제주 전역 태풍주의보

최대 초속 30m 강풍…강한 비까지 동반



12명 사망 호남 초비상…"복구 차질 우려"



중앙일보

제5호 태풍 '장미'가 제주도에 근접한 1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표선읍 토산2리 해안가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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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태풍 '장미'가 제주 부근까지 북상하면서 '역대급 피해'가 발생한 호남 지역의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호남에는 지난 7일부터 500㎜ 안팎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수천 가구의 주택과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10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장미'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서귀포 남쪽 약 150㎞ 해상에서 시속 45㎞의 빠른 속도로 북진 중이다. 오전 11시쯤에는 제주 서귀포 동쪽 해상에 최근접할 것으로 예보됐다.

제주는 이날 오후 들어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20~30m의 강풍이 예상된다. '장미'는 중심기압 998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19m인 소형 태풍으로 11일 낮 12시쯤 울릉도 북동쪽 약 120㎞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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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태풍 '장미'가 제주도를 향해 북상 중인 10일 오전 항공기가 결항 하기 전에 서둘러 떠나려는 관광객들로 제주공항이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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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북상으로 제주 지역에는 산지와 남부에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11일 낮 12시까지 예상 강수량은 50~150㎜이며, 시간당 20∼30㎜의 강한 비가 쏟아지는 곳도 있겠다.

태풍 '장미'의 북상으로 10일 오전 9시 기준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22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제주 항·포구에도 많은 선박 등이 파도를 피해 대피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와 다른 지방 바닷길을 연결하는 여객선은 대부분 결항됐으며, 도내 해수욕장들은 높은 파도로 모두 통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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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 중인 1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위미리에서 관광객들이 빠르게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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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22편 결항…여객선도 운항 중단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2단계를 가동해 유관 기관과 함께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매우 강한 비로 하천과 하수 범람, 농경지 및 저지대 침수 등의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호남 지역 자치단체와 유관 기관, 주민들은 태풍 '장미'의 이동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광주·전남과 전북에 내려진 호우특보는 지난 9일 모두 해제됐으나, 자칫 강풍과 비를 동반한 '장미'의 영향으로 복구 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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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사고 현장. 이 사고로 5명이 숨졌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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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광주와 전남·전북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9일 오후 4시30분 기준 1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5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섬진강·영산강 수계가 범람하면서 이 일대에서만 2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곡성군 오산면 산사태로 5명이 숨지는 등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이재민은 2774명 발생했다. 섬진강 수계인 곡성이 1199명으로 가장 많고, 구례 971명, 담양 338명, 화순 191명 등이다.

이틀간 폭우로 전남 지역 주택 1155채가 파손되거나 침수됐다. 구례가 472채로 가장 많았다. 농경지도 6823㏊가 침수 피해를 봤다.

축산농가 피해도 잇따랐다. 전남 지역 11개 시·군, 126개 농가의 닭 13만2000마리, 오리 8만5000마리가 폐사했다. 곡성과 구례 등 육상 양식장 8곳에서는 뱀장어와 철갑상어 등 432만4000마리가 유실됐다.

광주에서는 지난 8일 북구 신안동 한 오피스텔 지하실에서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재민은 267세대 400명으로 집계됐다. 시설 피해는 도로 침수 286건, 주택 침수 326건 등 1032건이 신고됐다. 광주 도심 곳곳이 침수되면서 차량 300대도 물에 잠겼다.

전북에서는 지난 8일 오후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 한 마을 야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 1채가 매몰됐다. 소방당국이 6시간 만에 50대 집주인 부부를 찾았으나 모두 숨진 상태였다. 서울에 살던 이 부부는 퇴직 후 3년 전 장수에 귀촌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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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전북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의 한 주택이 폐허로 변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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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전북은 남원 섬진강 제방 등 하천 8곳이 유실되거나 붕괴했다. 저수지 19곳도 범람하거나 유실됐다. 지난 8일엔 섬진강 제방 100m가량이 무너져 금지면 일대에서만 주택 70가구와 농경지 1000㏊가 침수됐고, 300여 명의 이재민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전북 전체로는 1702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10일 오전부터 폭우로 유실된 남원시 금지면 일대 섬진강 제방에 대한 응급 복구를 시작했다. 익산국토청 관계자는 "응급 복구는 유실된 제방에 토사 등이 담긴 마대를 쌓은 형식으로 진행되며, 최소 2~3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0일 오후 전북 남원시와 전남 구례군을 방문해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이환주 남원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김순호 구례군수 등과 함께 수해 복구 현장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위로할 예정이다.

김준희 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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