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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광복절 D-5… 文대통령, 北·美에 어떤 메시지 던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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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제75주년 광복절(8월15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 연설에서 북한과 미국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성사를 간절히 바랐던 11월 미국 대선 이전 북미정상회담 개최는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남북통일, 그리고 한일관계에 관한 중요한 언급을 내놓곤 했다. 현 정부 들어 한일관계가 악화할 대로 악화해 당분간 관계 개선은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올해는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그리고 북미관계에 관해 어떤 언급을 할 것인지에 훨씬 더 이목이 쏠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뉴저지주의 한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대선에서) 이기면 이란과 매우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고 북한과 매우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6년 선거에서 내가 이기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어쩌면 지금쯤 끝날 북한과의 전쟁 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11월 대선 이전에 북미정상회담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하면 상황은 더 비관적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는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이 집권하면 ‘독재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의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는 한국 문재인정부의 기대와 배치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월30일 한국·유럽연합(EU) 간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선 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말한 ‘북미 간 대화’가 2018년 싱가포르,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 이은 3차 북미정상회담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세계일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깜짝’ 만남을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 언급은 ‘대선 전에 북한과 한 차례 더 정상회담을 해달라’는 문 대통령 요청을 점잖게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지지율 면에서 경쟁자인 민주당 바이든 후보에게 큰 차이로 뒤지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북한 문제는 별로 중요한 이슈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잡고 미국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란 것이 미 언론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북한, 그리고 미국을 향해 내놓을 메시지에 시선이 쏠린다. 일각에선 올해 안에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언제까지 미국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인식을 거듭 드러냄과 동시에 코로나19 방역, 임진강 등의 홍수 예방, 그리고 수해 복구 과정에서 남북이 긴밀히 협력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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