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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F초점] 실세 장관이 나타났다? 이인영 속전속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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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취임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광폭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이 장관.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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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물품 반출 승인→인도적지원→물물교환 탄력받을까?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4선 의원으로 여당의 원내대표까지 지낸 '정치인' 출신답게 그야말로 광폭행보다.

이 장관이 보류됐던 사안들을 중심으로 속전속결 승인하면서 남북교류에 탄력이 받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먼저, 이 장관은 취임 3일 만에 민간단체 남북경제협력연구소가 요청한 대북 방역지원 물품에 대한 반출 승인을 내렸다.

또한, 지난 6일에는 정부의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통해 인도적지원 1000만 달러(한화 120억 원)를 최종 승인했다. 이 승인은 지난 6월 초 김연철 전 장관이 의결을 추진했으나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돼 무기한 보류됐던 사안이다.

취임 전부터 이 장관이 줄곧 강조해왔던 '물물교환' 형식의 남북교류도 곧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5일 SBS 보도에 따르면, 개성 고려 인삼 술, 류경소주 등 북한의 대표적 술 35종 1억 5000만 원 어치를 중국을 통해 남한으로 반입하는 계약이 남북 간 체결돼 통일부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 우리측은 설탕 167톤 가량을 북측에 건네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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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SBS 보도에 따르면, 개성 고려 인삼 술, 류경소주 등 북한의 대표적 술 35종 1억 5000만 원 어치를 중국을 통해 남한으로 반입하는 계약이 남북 간 체결돼 통일부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 통일부 내부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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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에서 장애물로 작동할 수 있는 '한미워킹그룹'과 관련해서도 선제조치에 나섰다. 한미워킹그룹과 관련해선 통일부와 외교부 사이의 불협화음이 지적되는 상황이었다. 전직 통일부 장관들과 여권인사들로부터 한미워킹그룹 '해체론'이 떠올랐고, 외교부는 워킹그룹과 관련해 원칙적인 입장만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대동강의 술을 남측 쌀이나 약품과 물물교환하는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3일 인사청문회에서 "남북협력은 물물교환 같은 작은 교역에서부터 큰 교역으로 상황에 따라 발전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우리측 한미워킹그룹 실무진 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교섭본부장과 회동해 '금강산 개별관광'과 '남북 철도연결사업' 등에 대해서 폭넓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외교부의 요청에 따라' 이도훈 본부장이 이인영 장관을 예방했다고 밝혔다.

정부 내에서 한미워킹그룹 관련한 불협화음을 줄이고 남북교류협력이 힘을 받는다면 이 장관이 언급한대로 작은 교류가 큰 교역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DMZ 평화지대, 금강산 개별관광, 철도연결 등 협력사업이 대표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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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반응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지난달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확대회의와 비공개 회의 당시의 모습. /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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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반응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장관이 취임해서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남북대화 및 교류협력 복원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해 보인다"면서도 "현단계에서 코로나로 상당부분을 폐쇄하고 동결하고 있고, 또 최근엔 북한에도 홍수 피해라는 장애물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와 물난리 극복이 돼 자신감이 생긴다면 북한이 이 장관의 노력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 올 것"이라며 "이번 8.15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북 메시지를 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 교수는 북측의 반응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를 최소 11월 미국 대선까지 이어갈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인영 장관 취임해 통일부가 관심을 기울이는 사업은 방역사업 협력"이라며 "이와 관련해 발표가 없는 걸 보면 아직 북한 정부에선 묵묵부답이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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