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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돈은 콘텐트서 나온다, IT공룡들 ‘IP 대기업’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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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YG엔터 이어 SM엔터 투자

카카오는 방송제작사 3곳 사들여

넷마블도 애니 만드는 키링 인수

플랫폼에 자체 콘텐트 얹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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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선보인 ‘방방콘’. 90분간 260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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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콘텐트·사업권을 사들이고, 관련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있다. IT 대기업이 ‘IP 대기업’으로 체질 개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20년 먹거리가 될 콘텐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IP 산업에 가장 적극적인 건 네이버와 카카오다. 네이버는 지난 4일 SM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2017년 네이버는 YG엔터테인먼트 지분을 1000억원 규모로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지난해 6월에는 BTS로 유명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BTS의 영국 콘서트를 네이버에서 유료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카카오에서 음악·엔터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M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인 글앤그림·바람픽쳐스·로고스필름 3곳을 연달아 인수했다. 2018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을 SK텔레콤에서 인수한 뒤 연예기획사·제작사 등 콘텐트 공급자들을 아예 회사에 내재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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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콘텐트 사업 확장하는 IT기업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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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 넷마블도 자체 IP를 활용한 각종 사업을 시도하는 동시에 IP 판권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스톤에이지 월드 등 자사 인기 게임 IP를 활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사업도 한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 키링을 인수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다음)의 글로벌 전략 핵심엔 콘텐트 IP가 있다. 이들 회사는 2000년대 PC 기반의 포털 서비스로 급성장한 뒤, 2010년대엔 모바일 플랫폼 확대에 집중했다. 국내 코스피 시총 10위 이내 대기업으로 성장한 2020년대는 이 모바일 플랫폼에 담을 콘텐트를 직접 확보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승산이 있는 콘텐트 IP에 집중 투자한다.

이들 회사가 종전 PC·모바일에서 메신저·포털을 키웠던 건 ‘플랫폼’을 강화하는 전략이었다. ‘편리한 플랫폼을 만들겠으니 우리 플랫폼에 이용자와 파트너 회사들이 많이 들어와 달라’는 것.

이제는 그런 파트너십이 아니라 잠재력이 큰 회사다 싶으면 직접 인수·합병하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에서 K팝으로 성과를 내는 엔터테인먼트사들에 직접 투자하고 지분을 인수한다.

카카오는 드라마·영화 콘텐트를 직접 제작·판매·배급하는 시스템,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다. 기존에는 성공한 웹툰 판권을 방송사나 제작사에 판매하고 수익을 나눴다면, 이제는 IP를 활용해 직접 콘텐트를 만들고 수익도 가져가겠다는 쪽으로 이동 중이다.

IT 기업들이 콘텐트 생태계를 직접 꾸리는 데는 한국 콘텐트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다는 점도 한몫한다. BTS가 지난 6월 온라인 실시간 콘서트를 90분간 열어 벌어들인 수익만 260억원이었다.

한국 게임·웹툰은 특히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 넷마블의 1분기 매출 중 해외 비중은 71%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웹툰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각각 미국(라인웹툰)과 일본(픽코마)에서도 성공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멀티미디어공학)는 “특히 포털로 시작한 IT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실패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떤 콘텐트가 잘 먹히는지 노하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최 교수는 “예전에는 무조건 서비스 진출 국가의 특성에 맞춰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이젠 한국산 콘텐트가 가진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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