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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文대통령 탄핵준비" 뜬금없는 조국발언, 검찰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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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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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 일가(一家)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작년 하반기 초입 검찰 수뇌부는 4·15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패배를 예상하며 검찰 조직이 나아갈 총노선을 재설정한 것으로 안다”며 “집권여당의 총선 패배 후 대통령 탄핵을 위한 밑자락을 깐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울산 (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에 문재인 대통령의 성함을 15회 적어 놓은 것도 그 산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대응할 가치가 없는 황당 발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수뇌부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준비한 시기가 ‘작년 하반기 초입(初入)’이라고 특정했다. 지난해 7~8월쯤 검찰 핵심 간부들이 문 대통령 탄핵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한 것은 지난해 7월 25일이다. 조 전 장관 주장대로라면 윤 총장이 임명된 직후 당시 청와대·법무부의 재가를 받아 인사를 통해 이른바 ‘윤석열 사단’을 꾸린 뒤, 곧장 문 대통령 탄핵을 준비했다는 얘기가 된다.

한 현직 검사는 “총장을 임명한 것은 문 대통령이고, 야당의 반대에도 윤 총장에 대한 지지를 보낸 것은 조 전 장관 본인과 여권 인사들 아니냐”며 “상상도 못한 황당한 발언이며 시기까지 특정해 검찰의 명예를 구체적으로 훼손한 것”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허무맹랑한 말이며 근거없는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이 작년 하반기 초입 검찰이 4·15 총선에서 집권여당의 패배를 예상했다는 주장도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윤 총장이 임명된 7월4번째 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39%)은 당시 자유한국당 지지율(1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 7월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36%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무당도 아니고 정치권도 모르는 총선 결과를 어떻게 미리 아느냐”며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신 분께서 아무런 증거도 없이 너무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은 준(準) 정당이며 한국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허구”라며 “한국 검찰은 ‘시류’에 따라 그리고 조직의 아젠다와 이익에 따라 ‘맹견’이 되기도 하고 ‘애완견’이 되기도 한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우스개소리도 나온다. 추 장관은 지난 7일 단행한 인사에서 잔류해있던 윤 총장의 측근들까지 내치며, 검찰 핵심 요직인 이른바 ‘빅4’ 자리에 친정부 성향·호남 출신 검사들로 채웠다. 두 차례 연속으로 빅4 자리에 호남 출신들만으로 채워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조국 무혐의’의견을 냈던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임명됐고, 의도적 수사 지연 논란을 빚은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사건을 지휘한 장영수 서울서부지검장은 대구고검장으로 승진하는 등 사실상 정권 겨냥 수사를 막은 인사들에 대한 ‘포상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여권의 지지율 하락은 사실상 조 전 장관 본인의 잘못이 가장 큼에도 ‘검찰 공작설(說)’을 통해 과오를 돌리는 것 아니냐”며 “전례 없는 ‘코드 인사’로 정치 검사들을 최전선에 배치시켜 검찰을 정치에 예속시킨 것은 추 장관이다”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느닷없이 아무도 얘기하지 않은 ‘탄핵’ 음모론을 들고 나온 것은 정권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최소한의 논리적 근거도 없이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질러대는 것”이라며 “조 전 장관에게는 아마도 채널A 사건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이 자신들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다면, 검찰 악마론을 펼치며 자신의 억울함과 무고함을 호소할 수 있었을 텐데, 그 공작이 무위로 돌아갔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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