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추미애 “인사가 만사, 원칙 따랐다”…문찬석 “秋, 그릇된 용인술” 비판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법무부가 검찰 고위 간부 인사내용을 발표한 7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2020.8.7/뉴스1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다. 검찰에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란 말은 사라져야 한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8일 오전 8시 58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전날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완전히 고립시켰다”는 비판이 나오자 직접 인사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인사 발표 직후 사표를 낸 문찬석 광주지검장(59·사법연수원 24기)은 추 장관이 페북 글을 올린 직후 검찰 내부망에 “옹졸하고 무능하다”며 추 장관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검찰 내부에선 “윤 총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검찰 인사에 대한 바로잡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과 “추 장관의 말과 인사 내용이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하는 의견이 맞서 있다.

● 秋 “원칙에 따른 인사” 자평

추 장관은 이날 페북을 통해 “원칙에 따른 인사였다. 애초 특정 라인, 특정 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자신이 단행한 인사를 합리화했다. 이어 “의외의 인사가 관점이 아니라 묵묵히 전문성을 닦고 상하의 신망을 쌓은 분들이 발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인사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검사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이번 인사로 특수부 검사들이 검찰 내부의 요직을 독식하는 관행을 없애려 한 것”이라며 “윤 총장이 취임 첫 해에 인사를 단행했을 때는 특수부 검사를 제외한 다른 검사들은 완전히 요직에서 배제돼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검사는 “지난해 하반기엔 ‘윤석열 사단’이 중요 자리를 차지했는데 이번엔 ‘추미애 사단’이 요직을 꿰찬 것”이라고 평가했다.

● 문찬석 “추 장관, 그릇된 용인술” 비판

7일 인사에서 초임 검사장이 발령받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된 문 지검장은 8일 오전 검찰 내부망에 A4용지 4쪽 분량의 장문의 글을 올려 추 장관의 인사안을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내세우는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전국 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장평 전투에서 대패하고 40만 대군이 구덩이에 묻힌 것인가”라며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썼다.

문 지검장은 또 “역사상 최초로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장관의 지휘권이 발동됐는데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사법참사’”라며 “감찰이나 수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자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거나 승진하는 인사”라고도 했다. 문 지검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년 동안 검찰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생각을 정리해왔다”며 “사직이 계기가 돼 평소 생각을 글로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지검장은 이모 전 채널A 기자와 관련한 수사를 지휘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해 “검사라는 호칭으로 불린다고 다 검사는 아니다”라고도 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추 장관은 형사, 공판부 검사들을 우대했다고 했지만 실제 검사장으로 승진한 간부들의 이력을 보면 형사, 공판부 경력이 거의 없고 법무부와 청와대 등 정부 기관에서 파견 근무한 사람들이 더 많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9일 페북에 글을 올려 “한국 검찰은 시류에 따라 그리고 조직의 아젠다와 이익에 따라 맹견이 되기도 하고, 애완견이 되기도 한다. 한국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도 허구”라고 했다. 조 장관은 또 “검찰은 민주화 이후에도 살아있는 권력으로 행세했다. 한국 검찰은 준(準)정당처럼 움직인다”고 비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