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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교회발 ‘n차 감염’ 확산… 지역발생 또 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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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단감염 비상

방역강화 조치 해제 2주 만에 서울·고양 등 수도권 중심 확진 ↑

방대본 “한순간에 확산 가능” 경고… 고양시, 종교 소모임 집합제한명령

세계일보

9일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 반석교회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발생 신규환자가 이틀 연속 30명을 나타냈다. 교회, 방문판매업체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재발하면서 n차 감염을 통해 확산하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은 긴장하며 시민들에 경각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환자는 36명으로, 지역발생이 30명, 해외유입이 6명이다. 지역발생은 지난달 23일 39명 이후 16일 만인 전날 30명으로 올라섰고, 이날도 다시 30명을 기록했다. 주간 일평균 신규환자 발생을 보면 지역발생은 지난 7월26∼8월1일 9.7명에서 지난주(8월2∼8일) 14.4명으로 높아졌다. 전체 일평균 신규환자 수가 34.7명에서 32.3명으로 낮아진 것과 대비된다.

교회, 다단계업체발 집단감염이 또다시 발생한 영향이다. 모두 예배 후 교인들끼리 함께 식사하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 집단감염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 관련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까지 24명이다. 전일 대비 8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반석교회 확진자 한 명이 보육교사로 근무한 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을 거쳐 확산하고 있다. 전날 어린이집에서는 원아 2명, 원장 1명, 보육교사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접촉자 조사 결과 어린이집 원생 1명의 아버지와 외할머니, 외할머니의 둘째딸과 셋째딸, 외손녀 2명 등 가족 6명과 외할머니가 속한 풍산동주민자치회의 위원 2명도 양성이 나왔다. 교회→어린이집→원생 가족→지역 자치 공동체로 감염고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고양시 또 다른 교회 ‘기쁨153교회’와 관련해서는 이날까지 2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교회는 창문과 환기시설이 없는 지하 1층에 있었고, 예배 후 교인들이 도시락을 나눠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쁨153교회 목사 부인(고양 89번)이 근무하는 양주시 산북초등학교에서는 직장 동료 2명이 잇따라 감염됐다. 다단계판매업체→교회→초등학교로 전파가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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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153교회 집단감염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방문판매업체 ‘엘골인바이오’로부터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확진자 중 9명이 이 업체를 방문했다.

서울 누가선교회 소모임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1명 추가돼 5명이 됐다. 선교회 참석 4명과 지인 1명이다. 은평구 1명이 지난 4일 확진 후 기존 미분류 확진자 2명이 선교회 소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고, 확진자 가족, 지인 등 2명이 양성 판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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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안심카 선별진료소 재개 9일 고양시 덕양구 주교 제1공영주차장에 마련된 ‘고양안심카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비를 비를 맞으며 찾아온 시민에 설명을 하고 있다. 고양시는 지역 내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자 이날부터 해당 선별진료소 운영을 재개했다. 고양=뉴스1


교회 내 소모임 금지 등 방역강화 조치를 해제한 지 불과 2주 만에 교회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시선이 곱지 않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안정세를 보였던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보름여 만에 다시 30명대로 증가하고, 교회에서 과거와 같은 유형의 집단감염이 또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종교행사 중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단체식사는 피하는 등 자율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유사 사례가 이렇게 지속한다면 (교회에 대한) 방역대책 강화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단 1명의 감염자가 있을 경우 그 전파로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고, 또 한순간에 확산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고양시는 자체적으로 오는 23일까지 관내 종교시설 소모임과 단체급식 등에 대한 집합제한명령을 발동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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