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HDC현산 "대표 대면협상" 역제안···꼬인 실타래 풀릴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산, 서면협상 원칙서 한발 양보

대면협상 수용...주체 대표로 격상

공방 핵심 '재실사' 결론 기대 커져

일각 "소송 대비 명분쌓기" 관측도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금호산업(002990)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합병(M&A)과 관련 대표이사 간 대면협상을 제안했다.

금호산업이 지난 7일 실무자 간 대면협상을 공개 요구한 것에 대한 응답이다. 그동안 아시아나 M&A와 관련해 대면 협의를 거부해온 HDC(012630)현산이 오히려 격을 높여 대표 간 대면협상을 역제안한 만큼 꼬일 대로 꼬였던 실타래가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의 이번 제안에 대해 전향적 태도변화라는 해석과 추후 제기될 소송을 대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분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HDC현산이 요구해온 아시아나항공 재실사에 대한 협의 결과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M&A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산은 9일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지금부터라도 인수인과 매도인이 만나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양사 대표이사 간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협상 일정과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서는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호산업이 7일 HDC현산에 촉구한 대면협상을 수용하면서 협상 주체의 격을 대표급으로 높이자고 역제안한 것이다. HDC현산은 “인수거래를 종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며 “금호산업이 재실사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번 HDC현산의 제안으로 6월부터 재실사와 거래종결을 놓고 벌여온 공방전이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 아시아나 M&A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던 HDC현산이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보임에 따라 꺼져가던 M&A 불꽃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HDC현산이 협상 주체를 실무자급을 뛰어넘어 대표급으로 역제안한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양측 대표급 인물들이 만나 협상할 경우 그동안 양측 간 공방의 핵심이었던 재실사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HDC현산 측에서는 권순호 대표나 정경구 대표가 나서고 금호산업에서는 서재환 대표가 응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그동안 완전히 막혀 있었던 대면협상을 재개하자고 한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다음주 초쯤이면 협상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에도 지난 2·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6분기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도 M&A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재실사와 관련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산은은 HDC현산이 대면협상을 포함해 진정성을 보이고 재실사보다는 기존 계약대로 M&A를 진행하면 영업환경 변화 등에 대해 추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HDC현산은 이번 제안을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이라고 못을 박았다. HDC현산이 진정성은 보였지만 재실사 필요성에 대해서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채권단으로서도 어떤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내놓을지 고심하게 됐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M&A는 HDC현산·금호산업·채권단이 재실사에 대해 어떻게 협상하느냐에 달렸다. 대표 간 협상에서 재실사와 관련해 극적인 타협점을 찾는다면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수 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M&A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만약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금호산업은 오는 12일 이후 계약 해제권을 행사하겠다는 사실을 재차 통보하고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계약해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시진·이태규기자 see1205@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