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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특허 출원만 1000개… 출시 안돼도 꾸준히 연구하는 ‘발명왕’ [fn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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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LG전자 핵심가전 연구
김동원 H&A기반기술연구소장
9년간 개발 끝에 스타일러 출시
"당시에는 주목 못 받았지만
필수가전으로 자리잡고 있어"


파이낸셜뉴스

LG전자의 가전제품 광고에는 항상 '가전은 역시 LG'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여기에는 오랫동안 이어온 가전기업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LG전자 가전에는 '인버터 모터'와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등 독자적 핵심기술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를 이끌고 있는 김동원 H&A기반기술연구소장(상무·사진)이 숨은 주인공이다. 김 상무는 지난 1996년 입사 후 20년간 LG전자 핵심 신가전을 연구해왔다. 그는 "가전제품은 고객의 가사노동을 최소화하면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 고객 입장에서 가치가 있는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가전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설명했다.

김 상무는 '발명왕'으로 불린다. LG 트롬 스타일러, LG 트롬 트윈워시 등 신개념 제품 개발을 주도했으며 출원한 특허만 1000여개에 이른다. 2019년에는 개발 멤버들을 대표해 '올해의 발명왕'도 수상했다.

김 상무는 "팀원들이 세상에 없던 제품을 개발하고 탄생시키기까지 수년의 개발기간과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신제품 개발에 대한 압박감과 부담감도 크지만 그때마다 개발된 제품이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에 개발 과정 중 상품기획 부서와 사업부 등 유관부서와 치열한 토론을 통해 의견 일치를 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개발 중간 단계마다 환경변화에 따라 방향 수정이 필요한지를 수시로 점검하는 프로세스도 거친다"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에서 제품 개발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김 상무는 "처음 계획한 제품이 출시되지 않더라도 그것을 위해 개발한 기술은 계속 발전돼 다른 제품에 적용되기도 하는데, 오히려 더욱 좋은 제품이 만들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에는 여러 원조 제품이 있다.

LG 트롬 스타일러가 대표적이다. 김 상무는 "스타일러는 9년의 개발 시간을 거쳐 2011년 처음 출시했다"면서 "관련 특허만 180여개에 이르는데 처음 출시했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 고객들도 그 편리함을 알게 됐고, 지금은 사랑을 받는 제품으로 우뚝 섰다"며 "스타일러는 현재 없어선 안될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지금도 더욱 좋은 성능을 갖추기 위해 꾸준한 연구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 트롬 트윈워시'도 김 상무가 만들어낸 걸작으로 꼽힌다. 그는 "한꺼번에 세탁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생 문제나 의류손상을 최대한 줄이고, 추가 설치 공간이 필요하지 않도록 개발한 것"이라며 "무겁고 양이 많은 빨래는 위에서, 가볍고 섬세한 의류는 아래에서 세탁할 수 있도록 배치한 것도 사용자의 사용 편리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최근 가전제품은 위생 기능과 인공지능을 기반한 기기가 인기"라면서 "앞으로 기존 가전제품의 위생 수준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게 진화할 것이고, 건강가전도 더 편리하고 좋은 성능을 갖추기 위해 보다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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