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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야구 그만둘까" 고민하던 키움 박준태의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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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트레이드 후 키움에서 새 야구인생 출발

뉴시스

[서울=뉴시스] 키움 히어로즈 박준태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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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불과 1년 전만 해도 박준태(29·키움 히어로즈)는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2014년 2차 6라운드 61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지명돼 프로에 데뷔했지만, 오랜 시간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출장 기록은 2018년 85경기. 그나마도 성적은 타율 0.228(123타수 28안타), 5홈런 24타점 32득점에 그쳤다. 지난해는 38경기에 나선 게 전부다.

박준태는 "지난해는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했고, '야구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더 이상 야구 선수로 갈 데가 없어 보였다. 승부가 안 날 것 같아서 사회에 나가 다른 일을 해볼까 했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의 야구 인생에 새로운 페이지가 열렸다. 지난 1월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박준태는 "키움에 와서 긴장도 많이 했지만, 야구 인생에서 보너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환점을 맞은 그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접어놓고, 눈 앞에 찾아온 기회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올해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뒤 단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

자신의 가치도 입증하고 있다.

8일 고척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는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공수에서 활약을 펼쳤다.

먼저 결정적 홈 보살로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1회초 1사 2루에서 LG 채은성이 안타를 때리자, 타구를 잡아 곧바로 홈으로 뿌렸다. 원바운드된 공은 포수 박동원의 미트에 빨려들어갔다. 발 빠른 2루 주자 오지환은 슬라이딩을 시도했지만, 박동원은 여유있게 태그에 성공했다.

박준태의 레이저 송구로 키움은 실점 위기를 넘기고, 초반 분위기까지 가져올 수 있었다.

타석에서는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8일 현재 그는 77경기 타율 0.246(183타수 45안타) 12타점 38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돋보이는 건 0.402의 출루율이다. 7월 한 달간 출루율은 0.494로 리그 전체에서 두산 베어스 허경민(0.538)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9번 타자로 배치되는 박준태가 잘살아나가면서 상위 타순과의 연결도 매끄럽다.

출루율의 비결에 대해선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쑥스러워한 그는 "주변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이 나가냐'고 물어볼 때도 있는데 배운 대로 타석에서 집중하니 출루율이 쌓였다"고 '정석' 같은 답을 내놨다.

팀의 좋은 타자들을 보며 배우기도 한다. "야구를 깊게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를 가진 선수들이 많아서 야구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박동원 형이나 서건창 형, (이)정후에게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자주 물어본다"고 말했다.

키움의 자유로운 분위기도 박준태에게 힘을 준다. "실수가 나오면 선수가 직접 체크를 하고, 코치님들이 윽박지르지 않는다. '다음에 잘하라'고만 하신다. 그래서 실수에 대한 불안감이 적다"고 설명했다.

야구 인생의 '끝'을 고민하던 작년과는 마음가짐도 완전히 달라졌다. "작년에는 불안한 생각을 많이 했고,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졌다"며 "키움에 와서는 미래에 대신 '하루하루'만 생각하고 있다"고 눈을 빛냈다.

이제는 더 높은 곳을 향한 꿈도 조심스럽게 꾸고 있다.

박준태는 KIA 소속이던 2018년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포함된 바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한 채 팀의 짧은 가을야구가 끝났다.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팀의 외야를 지키고 있는 박준태에게도 '진짜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박준태는 "가을야구를 뛰는 상상은 지금도 하고 있다. KIA 때는 벤치에서 동료들의 모습만 봤다"며 "그런 큰 무대에서 야구를 하면 어떨지 궁금하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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