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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 날고 현대차·롯데 추락…'반바모'에 갈린 5대그룹 시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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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국내 대표 그룹들의 시가총액이 요동치고 있다.

9일 중앙일보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삼성·현대차·SK·LG·롯데그룹 등 5대 그룹에 속한 상장사 70곳의 시가총액(우선주 제외)을 분석한 결과, 5대 그룹 전체 시총은 지난 4일 기준 840조13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30일 798조9005억원보다 약 5% 늘어났다.



LG그룹, 현대차 제치고 시총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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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그룹 시가총액 순위 변화.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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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삼성·SK·LG는 시총이 늘었고, 현대차·롯데는 줄었다. 특히 지난해 말 약 88조원으로 3위였던 현대차그룹은 시총이 7조원 넘게 빠지며 LG그룹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3위로 올라선 LG그룹은 몸집을 30% 가까이 불려 시총 108조원을 넘어섰다. 삼성과 SK는 각각 1~2위를 지켰다. 롯데도 순위(5위)는 변함없지만, 시총은 20조6723억원에서 15조6147억원으로 4분의 1이 날아간 상태다.

불과 1년도 안 돼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은 각 그룹이 거느린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 희비가 크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관건은 코로나19로 떠오른 ‘메가트렌드’ 산업이다. 비대면(언택트) 생활을 가능케 하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코로나19 백신이 핵심인 바이오·제약, 전기차와 수소차로 대표되는 친환경 e-모빌리티 산업과의 연관성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바(이오)·모(빌리티)'를 주력 계열사로 가진 그룹의 시가총액이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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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그룹별 시총증가 톱3 상장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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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LG그룹의 시총 3위 등극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인 LG화학 덕이다. LG화학 주가는 지난해 말 31만7500원에서 지난 4일 현재 64만2000원으로 2배 이상 올라 8% 오른 LG전자를 압도했다.

현대차그룹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은 기업도 수소 충전설비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현대로템이다. 삼성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삼성SDI와 바이오 분야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중 유일하게 시총이 증가한 기업은 친환경 소재 부문에서 성장성을 인정받는 롯데정밀화학이다.



SK, 상장사 20곳 중 13곳 ↑



주가가 기업의 성장성을 반영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SK그룹은 유망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고 볼 수 있다. 5대 그룹 상장사 70곳 중 지난해보다 시총이 늘어난 28곳 중 13곳이 SK 계열사였다. 빌 게이츠가 코로나 백신 개발에 기대감을 나타낸 SK바이오사이언스 모회사인 SK케미칼, 유전자 진단키트로 수출에 나선 나노엔텍, 반도체 관련 기업인 SK머티리얼즈나 SK솔믹스 등이 이에 속했다. 상장이 점쳐지는 SK실트론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도 각각 반도체·배터리 소재 기업이다. SK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K는 정유·통신회사였는데 이제는 반도체·바이오·전기차 배터리 쪽 비중이 점점 높아져 그룹의 색깔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상장사가 12개로 다른 그룹 대비 적긴 하지만 지난해 대비 시총이 증가한 상장사는 현대로템과 현대차 2곳뿐이다. 최근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 분야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연 기관차가 중심이라 테슬라가 이끈 전기차 주식 열풍에서 비켜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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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그룹별 시총증가 상장사 개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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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된 ‘정체성’보다 ‘유연성’



국내 1위 유통기업인 롯데는 그룹의 핵심인 롯데쇼핑 시총이 지난해 말보다 43%나 줄어 체면을 구겼다. 부랴부랴 유통 계열사 7곳의 온라인 쇼핑 채널을 통합해 ‘롯데온(ON)’ 플랫폼을 선보였지만 ‘언택트 쇼핑’이란 대세를 지배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롯데는 주력 업종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하는 동사에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가 있는 분야에서 해외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산업구조가 안정적일 때는 잘하는 분야에 특화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선택과 집중’이 통했지만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산업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기업의 정체성이 너무 강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우리 대기업들도 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사업을 과감히 버리고, 구글과 아마존처럼 새로운 분야로 빠르게 옮겨 다니는 유연성과 속도를 지녀야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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