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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떠나는 문찬석, 추미애에게 "'사법참사' 누가 책임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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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머니투데이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 동구 산수동 광주지방·고등검찰청을 찾아 문찬석 광주지검장과 악수하고 있다.2020.2.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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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검찰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성 발령을 받아 사직 의사를 밝힌 문찬석 광주지검장(24기)이 검찰을 떠나기 전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사법참사"라고 비판하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지검장은 8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남기고 "중앙지검 수사팀은 치명적인 잘못을 범했다"며 "검사 26년째입니다만, 강요미수죄라는 사건이 이렇듯 어려운 사건인지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급기야 ‘서초동 댕기열 사건’ 이라는 조롱까지 받는 천박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는 것이 저를 비롯한 동료 검사들의 심정"이라고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까지 발동된 사건"이라며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 증거들이 확보됐다면, 한동훈 검사장은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며 "검사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될 행태를 했다는 것인데 그런 범죄자를 지금도 법무연수원에 자유로운 상태로 둘 수가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문 지검장은 전날 단행된 검찰 인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천하에 인재는 강물처럼 차고 넘치듯이 검찰에도 바른 인재들은 많이 있다. 그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관해서도 언론으로부터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이나 조직의 역량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며 "특히 검사의 역량은 오랜기간 많은 사건들을 하면서 내공이 갖추어지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검사’라는 호칭으로 불리우지만 다 같은 검사가 아닌 것"이라며 "각자가 키운 역량만큼,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검사는 참과 거짓을 가려 진실을 밝히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이라며 "참과 거짓을 바꾸려하는 것은 이미 검사가 아니다. 참과 거짓을 밝힐 역량을 갖추지 못헀다면 검사의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요직에 호남 출신 일색으로 인사가 단행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출신인 저와 김웅이 눈에 가싯거리가 됐다”라며 “김웅은 국회의원으로서 여의도에서, 저는 변호사로서 서초동에서 제 남은 역할을 다 하려 한다"고 말했다.

문 지검장은 지난 2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검찰의 지휘체계가 무너져갈 것을 우려해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라며 "그 누가 총장이었다 하더라도 같은 행태가 있었다면 저는 역시 그와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문 지검장의 사직글 전문

마음 한편으로는 이런식의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고, 사전에 물어 봤으면 알아서 사직서를 냈을텐데, 굳이 이렇게 까지 하는지, 참 이런 행태의 인사가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하는지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저는 본디 수사만 했던 사람이라 형사정책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 일수밖에 없었는데, 대검기획조정부장으로 발탁돼 검경수사권 조정업무를 김웅 검사와 함께 담당하게 됐습니다.

최선을 다해 정부안의 잘못된 점을 설득했고, 만약 저나 김웅 둘 중 한사람이라도 당시 수사권조정 정부안을 힘으로 밀어 붙이던 여당이나 조국의 민정수석실을 의식하고 인사 불이익이 두려워 딴 마음을 먹었다면 굳이 그렇게 소란스럽게 패스트트랙이라는 방법을 동원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사실 지난 1월 패스트트랙에 올라갔던 수사권조정안이 통과되고 김웅이 사직서를 냈을 때에 저도 그만두려고 결심했었습니다만, 검찰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터에 직위에 걸맞는 역할은 하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들도 있고 해 오늘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 2월 전국 검사장 및 선거전담부장검사 회의석상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는 발언을 한 것도 검찰의 지휘체계가 무너져갈 것을 우려해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입니다.

국민들과 검찰구성원 모두가 우려하는데, 그래도 검사장씩이나 하고 있으면서 아무도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는다면 검찰은 이미 죽은 조직일 것입니다. 그 누가 총장이었다 하더라도 같은 행태가 있었다면 저는 역시 그와 같이 행동했을 것입니다. 본디 공직이라는 것이 한 겨울날 눈이 펄펄 나리는 들판에 찍힌 새 발자국 같은 것입니다. 그 들판이 온통 내 것인 양 싶지만 새 날아간 뒤 눈 한바람 나리면 흔적도 없는 것이지요. 오직 그 자리에서 바르게 소임을 다했느냐에 따라 명예와 긍지 또는 그러지 못했던 것에 따른 부끄러움만이 있을 뿐입니다.

천하에 인재는 강물처럼 차고 넘치듯이 검찰에도 바른 인재들은 많이 있습니다. 그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관해서도 언론으로부터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전국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장평전투에서 대패하고 40만 대군이 산채로 구덩이에 묻힌 것입니까?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이나 조직의 역량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검사의 역량은 오랜기간 많은 사건들을 하면서 내공이 갖추어지는 것이지요. ‘검사’라는 호칭으로 불리우지만 미안한 말씀입니다만, 다 같은 검사가 아닌 것입니다. 각자가 키운

역량만큼,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지요. 그것이 세상의 공평한 이치입니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치명적인 잘못을 범했습니다. 제가 검사 26년째입니다만, 강요미수죄라는 사건이 이렇듯 어려운 사건인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법리적으로 성립하는지야 제가 수사한 것이 아니니 알 수가 없지만 기소된 범죄사실을 보면 단순하기만 한데, 온 나라를 시끄럽게까지 하면서

수사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의혹을 생산해 내는 이런 수사는 처음 봤습니다.

급기야 ‘서초동 댕기열 사건’ 이라는 조롱까지 받는 천박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는 것이 저를 비롯한 동료 검사들의 심정입니다. 이 사건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까지 발동된 사건입니다. 그것도 수사팀이 요구해서 그리된 것이지요.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습니까? 그 증거들이 확보됐다면, 한동훈 검사장은 감옥에 있어야지요. 검사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될 행태를 했다는 것인데 그런 범죄자를 지금도 법무연수원에 자유로운 상태로 둘 수가 있는 것입니까?

검사는 참과 거짓을 가려 진실을 밝히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입니다. 참과 거짓을 바꾸려하는 것은 이미 검사가 아닙니다. 또한 참과 거짓을 밝힐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면 검사의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역사상 최초로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장관의 지휘권이 발동됐는데, 그 대상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사법참사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책임을 지고, 감찰이나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자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거나 승진하는 이런 인사에 대해 국민들께서는 어떻게 보실까요. 후배 검사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생각하면 참담하기만 합니다.

장관께서는 5선 의원과 여당 대표까지 역임하신 비중 있는 정치인 이십니다. 이 참사는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

인사가 나기 며칠전 이임식을 하지 않을테니 준비하지 말라고 지시한바 있습니다. 이제 퇴임식이 되고 말았는데, 중앙지검의 저런 사건들이 낯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인데, 검찰의 주요 직책에 있던 제가 국민들께 무슨 염치가 있어 퇴임식이랍시고 하겠습니까? 담담하게 간부들과 차나 한잔하고 떠나겠습니다.

제게 좀 더 남아 있어줄 수 없느냐며 만류하신 총장께는 미안합니다. 남은 임기 1년은 일선과 직접 소통하면서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걸맞는 새로운 검찰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을 새매가 가지에 앉아 있다 훌쩍 날아 갈듯한 마음가짐’으로 공직에 임하라는 다산 정약용선생의 가르침을 새기며 검사직을 수행했습니다. 저는 검사로서 한 순간도 부끄러운 결정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인사 불이익을 생각하며 옳은 일을 외면하는 비겁한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그렇기에 역사와 국민 앞에 떳떳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검사로서 받을 수 있는 영예는 다 받았습니다. 초대 증권범죄합수단장으로서, 초대 남부지검 2차장 검사로서 현재의 금융범죄수사체계를 갖추고 금융범죄수사 최고전문가라는 영예도 얻었고, 국민적인 공분을 사던 다스의 실체를 밝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법의 심판을 받도록 했습니다. 금년 1월에는 국가로부터 황조근정훈장도 수상했습니다. 이렇듯 저에게 과분한 영예를 주신 국가와 국민에 대한 공적 부채의식을 안고 살아 가겠습니다.

언론에서는 호남출신 검사들이 출세하고 중용된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출신인 저와 김웅이 눈에 가싯거리가 됐습니다. 반년전 검사 김웅이 나갔으니, 이제 제 차례입니다. 김웅은 국회의원으로서 여의도에서, 저는 변호사로서 서초동에서 제남은 역할을 다 하려 합니다.

검사로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 입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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