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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담] 文정권은 순간이지만 서울 부동산은 역시 영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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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의 국정농담(國政濃談)

김조원 등 靑참모들 다주택 처분 않고 그냥 사표

"권력보다 아파트" 온라인 상에선 조롱 글 봇물

"국장급 재산 열람하면 처벌" 각 부처들도 관망

"고위공직자 다주택 보유 현황 조속히 파악하라"

정총리 한달 전 지시 '정치적 권고'로 끝날 위기

당정은 '그들만의 해법'으로 속전속결 끝장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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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규제 카드를 꺼낼 때마다 부동산 시장이 더 요동을 치면서 국민 여론은 물론 공직사회 분위기까지 흉흉해지고 있다. 국무총리의 직접 지시에도 각 부처들은 법적 제한 등을 이유로 고위공직자들의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고, 심지어 청와대 참모들은 다주택을 처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표를 냈다. 공직자들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동의를 하는 것인지, 아비규환 상태가 된 부동산 시장은 과연 누가 책임지는 것인지 뒤죽박죽 알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정부·여당은 주택임대차보호법, 부동산 3법(소득세, 법인세, 종부세법) 등을 강행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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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팔고 그냥 사표 낸 다주택 靑참모들

지난 7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산하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부동산 문제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였다.

문제는 이날 사의를 밝힌 인사 중 김조원 민정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 3명이 다주택을 처분도 하지 않고 물러섰다는 점에서 불거졌다. 청와대는 당초 지난 7월 말까지 참모들의 다주택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8명의 참모가 다주택자인 상태다.

김외숙 수석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부산 해운대 아파트와 경기 오산 아파트를 가진 2주택자다. 청와대는 김 수석이 그간 집을 시장에 내놓았지만 거래가 없어 팔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거성 수석은 경기 구리 아파트와 서울 은평구 다세대주택을 본인 명의로 보유했다. 서울 다세대주택은 재건축 기간이라 거래금지 상태라는 점에서 ‘홀딩’하고 경기도 아파트를 매도하려다 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문제가 된 인물은 김조원 민정수석이었다. 김수석은 본인 명의로 서울 도곡동 도곡한신아파트, 부인 명의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등 강남권에만 집 두 채를 보유했다. 한참 동안 “집을 왜 안 파느냐”는 비판 여론에 직면했던 그는 잠실 아파트를 최근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았지만, 매도가를 이 아파트의 역대 실거래 최고가보다 2억여원 높은 22억원에 내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은 “팔 생각이 없던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또 일자 최근 매물을 거둔 뒤 이날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김 수석 논란의 해명 과정에서 “남자들은 부동산 잘 모른다”는 말을 해 ‘성차별적 발언’이라는 또 다른 비판을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이날 청와대 참모 6명의 사의 표명을 두고 “권력은 짧지만 강남 아파트는 영원하다” “본인들도 안 팔 거면서 왜 국민들한테만 협박하느냐” 등의 조롱 글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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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급 재산 열람하면 처벌” 정부부처도 한달째 관망

청와대가 ‘솔선수범(?)’하는 분위기 속에서 각 정부 부처들도 고위공직자 다주택 처분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7월8일 “각 부처는 ‘고위공직자 주택 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다주택자의 경우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지시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대다수 부처는 다주택자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 처분 권고 기준이 된 일반직 2급 공무원(국장급)의 경우 법적으로 재산 사항을 열람할 수 없는데다 승진을 앞두지 않은 공무원들까지 별도 재산 공개로 유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경제 취재 결과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국세청·외교부·통일부·국민권익위원회·인사혁신처·법제처 등 대다수 중앙정부부처는 2급 이상 공무원들의 다주택 보유 현황을 별도로 파악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장급 공무원의 경우 개인 재산 사항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불법이란 점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들은 모두 재산을 신고하게 하는데 이 중 관보를 통해 재산을 공개하는 대상은 실장급인 1급 공무원 이상으로 규정한다. 2~4급 공무원 재산 등록 사항을 공직자윤리위원회나 기관장의 허가 없이 열람할 경우 누구라도 징역 1년 이하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기관장이 허가할 수 있는 범위도 범죄수사, 비위조사, 재판상 필요한 경우 등으로 제한한다. 국장급 공무원들의 다주택 여부를 따로 조사하는 방법도 법적 근거가 없어 위법 가능성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다수 정부 부처들은 “공식 문서를 통한 추가적인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정 총리는 애초부터 추가 지시를 내릴 계획으로 권고를 내린 게 아니었다. ‘각 부처가 연말까지 자발적으로 이행하라’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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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총리 ‘상징적 권고’ 우려... “국토부는 처분 중” 김현미 방법은 안 알려져

각 부처는 국장급 이상 공무원들에게 “자발적으로 처분하라”는 공지 정도는 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현 시점에서 어느 공무원이 다주택자인지 파악하지 못하면 다주택자가 늘었는지 줄었는지, 누가 팔고 누가 팔지 않았는지 연말이 돼도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정 총리의 지시가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상징적·정치적 권고’로 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인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행정·기술·관리운영직과 일반임기제 1·2급 공무원 수는 1,245명이다. 검찰·경찰·소방 등 특정직과 별정직 고위공무원까지 더하면 그 수는 2,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장관 8명은 아예 본인들도 다주택자다. 이중 홍 부총리는 최근 경기 의왕 주택을 매도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장급들과 그 밑 공무원들의 다주택 처분을 유인할 유일한 방법은 ‘암묵적인’ 승진 제한이 꼽힌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모든 공무원의 승진 때마다 인사 검증을 이유로 재산 사항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승진을 염두에 둔 공무원들은 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 역시 더 이상의 승진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장급이나 정년을 앞둬 노후 대비가 필요한 공무원, 승진한 지 얼마 안 돼 다음 승진까지 기간이 많이 남은 공직자들에게는 큰 의미 없는 압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고위공직자들이 다주택 문제를 정리 중이라고 밝힌 중앙 부처는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뿐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2주택 문제를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같은 달 28일 다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4급 이상 공무원은 승진 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다만 이들도 법적 제한을 어떻게 피해 강제적으로 재산 현황을 파악하고 조치한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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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로 강행하는 ‘그들만의 해법’, 과연 통할까

이런 가운데 여당과 청와대, 정부는 규제 일변도의 기존 철학을 더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수많은 부동산 정책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전날 국회를 통과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임시 국무회의에서 바로 의결하고 문 대통령 재가를 거쳐 당일 관보 별권을 통해 공포·시행했다. 정기 국무회의는 본래 8월4일로 예정됐으나, 정부는 긴급하게 임시 회의 일정을 잡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 세입자는 추가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집주인은 자신이 실거주하는 사정 등이 없으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때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

이에 더해 국회는 지난 4일 본회의를 열어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강화하는 내용의 부동산 3법(종부세법·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과 전월세신고제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여당 단독 표결로 의결했다.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여당 주도의 상임위 법안 상정과 의결 등에 항의하기 위해 법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종부세법 개정안에는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을 최대 6%로 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양도세 최고세율을 현행 62%에서 72%로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법인이 보유한 주택 양도세 기본세율에 추가하는 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실렸다.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내년 6월1일부터 전월세 거래 시 30일 내 계약 당사자가 보증금과 임대료·임대기간 등 주요 계약사항을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는 내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민생현안은 주택시장 안인데 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아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주택공급 확대방안, 국회의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을 거론하며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큰 틀이 완성된다”고 기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 원리 자체가 ‘인간의 이기심’을 기본 전제로 하는데 이를 ‘악(惡)’으로 규정하고 달려가는 정부 정책이 과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겠느냐고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 부동산 시장의 문제는 개별 정책의 실패보다는 시장을 왜곡된 시각으로 다루는 정부의 전반적인 국정 철학 자체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다. 실제로 상당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옛 소련·북한에서나 달성했던 ‘1가구 1주택’이라는 허황된 목표를 앞세워 정부가 세금만 걷으려는 게 아니냐”는 등 정부 철학에 반대하는 댓글들이 잇따랐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국정농담(國政濃談)’은 행정·외교안보·정치 관련 ‘농도 짙은’ 현장 이야기와 현안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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