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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류호정 '원피스' 논란 여진…외신 "성차별주의 논쟁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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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원피스 입은게 위반?"

정의당 류호정(28) 의원의 ‘원피스 등원’ 논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일 수해 현장을 찾은 류 의원은 원피스 등원 논란이 수일째 이어지자, 씁쓸하다는 반응을 페이스북에 남겼고 외신들도 잇달아 류 의원 논란을 다루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류호정(왼쪽 사진) 정의당 의원이 지난 3일 '2040 청년다방' 창립행사에서 입었던 분홍색 원피스. 이날 행사 이벤트 중 '오늘 복장으로 내일 본회의에 참석하기'가 있었고, 류 의원은 4일 같은 복장(오른쪽 사진)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나타났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연합뉴스


미 CNN 방송은 7일(현지시각) “한국 의원이 복장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며 “그녀의 위반행위는? 원피스를 입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류 의원의 원피스 논쟁을 비꼰 것이다.

CNN은 “그녀의 의상 선택을 겨냥해 온라인상의 욕설 세례는 논쟁을 촉발했다”며 “한국에서 여성은 오랫동안 성차별주의와 가부장적 문화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고 했다. CNN은 온라인에서 작성된 류 의원을 향한 자극적 게시물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부 친여 성향 네티즌들은 원피스 논란 이후 류 의원을 향해 ‘룸살롱’ ‘정의 다방’ 등의 성희롱성 비난을 쏟아냈었다.

CNN은 이번 21대 국회의 여성 의원 비중은 19%로 한국 입법부 역사상 가장 높지만, 여전히 국제적 기준보다 낮다고 했다. CNN은 온라인상 복장 논란과 별개로 류 의원의 행동은 소속 정당과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도 전했다.

CNN은 “한국은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페미니스트는 여성으로서 힘든 곳이라고 본다”며 “여성은 직장에서 차별과 성폭력, 괴롭힘, 불합리한 미적 기준에 반발해 왔다”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류 의원 원피스 논란을 다루며 “여성 의원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비판받은 이후 한국은 직장에서의 여성을 향한 구시대적 태도와 직면하고 있다”며 “이번 일이 성차별주의 논쟁을 유발했다”고 했다.

가디언은 “의원 중 최연소인 28세 류 의원이 비난과 칭찬을 동시에 불러왔다”며 “남성 의원 대부분이 입은 짙은 양복, 넥타이와 분명한 대조를 이룬 류 의원의 복장 선택은 온라인에서 여성혐오적 발언의 홍수를 촉발했다”고 했다.

가디언은 ‘국회의 권위가 양복으로부터 세워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류 의원의 발언을 인용한 뒤 “류 의원은 여성이 대중에 어떻게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지에 관해 구시대적인 기대에 도전하는 한국 여성의 움직임 중 하나”라고 했다.

이번 논란은 류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참석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두고 “국회 본회의장에 어울리는 옷이었느냐”며 ‘드레스 코드(dress code·복장 규정)’ 논쟁이 일었다. 류 의원은 논란이 수일째 이어지자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해 복구 현장 봉사활동을 다녀오며 “언론은 오늘도 ‘원피스’를 묻는다. 제 마음은 더 착잡해졌다”는 글을 남겼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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