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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청룡기]장충고, 세광고 꺾고 26년 만에 결승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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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광주동성고-유신고 승자 상대로 창단 후 청룡기 첫 우승 도전

비가 내리다 그치길 반복하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만큼이나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예측할 수 없는 승부였다.

장충고가 5-2로 앞선 9회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세광고 다음 타자는 중심 타선 이영빈(3학년·유격수). 장충고는 2학년 우완 사이드암 박상언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폭투가 나왔다. 그런데 3학년 포수 박건우가 공의 방향을 놓친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면서 단숨에 5-4로 한점 차로 쫓기게 됐다. 장충고는 이영빈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3학년 우완 최건희를 마운드에 올렸다. 세광고 고명준(3학년·3루수)이 3루쪽으로 강력한 원바운드 타구를 때리자 양팀 더그아웃에선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장충고 3학년 3루수 김태정이 안정적으로 공을 잡은 다음 1루로 강하게 송구했고, 고명준이 1루 베이스를 밟기 직전 공이 1루수에게 도착하면서 경기가 끝났다. 1루 더그아웃에 있던 장충고 선수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그라운드로 나왔다. 장충고가 26년 만의 고교야구선수권 결승행을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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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 선수들이 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세광고를 5대4로 누른후 환호하는 모습./스포츠조선 최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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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가 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준결승전에서 ‘충청 야구 명문’ 청주 세광고를 5대4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장충고는 광주동성고-유신고 승자를 상대로 10일 창단 후 첫 청룡기 우승을 노린다.

1963년 야구부를 창단한 장충고는 1994년 과거 KIA에서 뛰었던 유동훈의 3경기 연속 완투승을 앞세워 창단 후 첫 청룡기 결승에 올랐지만, 김선우가 이끄는 휘문고에 2대5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장충고는 1회초부터 세광고 1학년 선발 투수 서현원(우완)을 두들겨 4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안타 5개와 도루 2개로 몰아친 장충고의 집중력이 빛났다. 정준영(1학년·우익수)의 좌중간 2루타, 안재연(2학년·1루수)의 우전 안타와 도루로 만든 2사 2·3루에서 김우석(3학년·중견수)이 좌중간 담장을 원바운드로 넘기는 인정 2루타를 치면서 주자 모두를 홈으로 불러들여 2-0으로 앞서 나갔다. 이어진 김태정(3학년·3루수)의 내야 안타와 도루로 다시 2사 2·3루를 만든 장충고는 선승준(3학년·유격수)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면서 4-0으로 달아났고, 서현원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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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 선승준이 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4강전1회초 2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힌 후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스포츠조선 최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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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는 곧바로 1회말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2학년 선발 투수 박정민(우완)이 삼진 2개를 잡아내고, 졸업반 포수 박건우가 도루를 잡아내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번 불붙은 장충고의 방망이는 굵어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식지 않았다. 2회초 몸에 맞는 볼과 볼넷, 상대 투수 폭투 등으로 만든 2사 1·3루에서 안재연의 중전 적시타로 한점을 추가했다. 장충고는 볼넷을 하나 더 얻으며 2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경기가 우천 중단되면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약 40분 만에 재개된 경기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반면, 세광고로선 비로 장충고의 흐름을 끊은 게 도움이 됐다. 2회말 1사 1·3루에서 김정혁(3학년·우익수)의 3루 땅볼로 타점을 올리면서 1점을 만회했다. 세광고는 3회말에도 1점을 추가하며 2-5를 만들었다. 이영빈(3학년·유격수)의 중전 안타와 고명준(3학년·3루수)의 우익수 오른쪽 2루타로 만든 1사2·3루에서 최동준(3학년·좌익수)의 투수를 맞히는 강습 타구 때 이영빈이 홈을 밟았다. 하지만 4회말 2사에 구원 등판한 장충고의 2학년 좌완 투수 박태강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9회말 2점을 따라붙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박태강은 5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 승리 투수가 됐다. 장충고 2학년 우완 투수 박정민도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탈삼진 4개)으로 막으며 팀의 결승 진출에 힘을 보탰다.

[목동=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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