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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덮치고, 화개장터 잠겨" 남부지방 폭우로 쑥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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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집중호우 관련 사망ㆍ실종자 39명
경남 하동 화개장터도 33년만에 침수
10일까지 전국에 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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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전남 곡성 오산면 한 마을의 주택들이 산사태로 인해 매몰, 소방당국이 실종자를 위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곡성=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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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남부지방에 400㎜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이 쑥대밭이 됐다. 산사태가 마을을 덮쳐 사망자가 속출했고, 선로가 침수돼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강이 범람해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물에 잠겼다. 남부지방에 내리는 비는 전국으로 확대돼, 10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일 이후 계속된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21명, 실종자 11명, 부상자 7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난 사고로 분류돼 해당 집계에서 제외된 강원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와 이날 오전 발생한 전북 부안 보트 전복 사고(사망 1명)의 인명 피해를 합하면 이번 장맛비가 이어진 일주일간 숨지거나 실종된 인원은 39명에 이른다.

이날까지 발생한 이재민은 8개 시도에서 1,853세대 3,059명으로 하루 사이 500여명이 늘어나며 3,000명을 넘었다. 전날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내리면서 침수 주택이 대거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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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다리 도로가 밤새 내린 폭우에 침수돼 강처럼 변해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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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피해 잇따라... 곡성서 매몰된 5명 숨진 채 발견


계속된 장맛비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7일 오후 8시29분쯤 전남 곡성군 오산면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주택 5채를 덮쳤다. 이 산사태로 주민 5명이 매몰됐고,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오전 4시쯤에는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서 8세 남자 어린이가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어린이는 당시 폭우로 침수된 집을 빠져나와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4시11분쯤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서도 휩쓸린 토사에 주택이 무너졌다는 피해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현재 이 주택에 2명이 머물렀던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50분쯤 경남 거창군 주상면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에 있던 80대 노인이 매몰됐다. 이 노인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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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일대가 잠겨 있다. 하동=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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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제방 무너져... 화개장터 33년만에 침수


집중호우로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며 일대가 잠겼다. 이날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0분쯤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 50~100m가 붕괴됐다. 제방 붕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으나 주변 농경지와 마을 70여 가구가 침수됐다. 귀석리 3개 마을 주민 190여명은 이날 오전 섬진강 수위가 높아지자 대피 시설로 이동한 상태다.

전남 구례군 서시천에서도 둑이 무너졌으며 장성, 황룡강, 단광천도 범람해 인근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했다. 이날 오전 10시쯤에는 구례군 구례읍 한 요양병원 1층이 침수돼 환자와 의료진 300여명이 고립되는 아찔한 상황도 빚어졌다.

하늘이 뚫린 듯한 폭우에 이날 화개장터까지 침수됐다. 화개장터가 장마로 침수된 것은 1988년 이후 32년 만이다. 이날 섬진강에 홍수경보가 발령되면서 인근 화개천이 범람, 화개장터에는 성인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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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8일 전북 전라선 아중2터널 앞 철도가 산사태와 낙석으로 덮여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전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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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선 일부 구간 KTXㆍ일반 열차 운행 중단


선로가 침수되면서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KTX와 일반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동산∼전주 구간 선로 침수와 곡성~압록역 구간 교량 수위 상승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전라선 모든 열차(KTX, 새마을, 무궁화호)는 용산역에서 익산역까지만 운행한다. 월곡천교 침수로 열차가 교량을 건널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광주역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서울 용산~광주역행 새마을호(왕복 8회)는 광주송정역까지, 용산발 무궁화호(12회)는 익산역까지만 운행된다.

전날부터 이틀 동안 이어진 폭우로 광주와 전남에서는 송정∼순천, 순천∼목포, 순천∼장성간 3개 구간에서 5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광주 지하철도 평동역 일대 도로 침수로 노선을 단축했다. 광주 지하철 1호선은 녹동∼평동역까지 20개 역이 있지만, 평동역을 제외하고 녹동∼도산역까지만 운행한다.

남부지방 비구름대, 중부지방으로 확대


남부지방에 내리는 비는 9일 낮부터 밤까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며 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북상하면서, 당분간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중부지방도 비가 시작되면 강하고 길게 이어지는 대량의 폭우가 예상된다"며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의 사전 대비와 안전 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구핏에 이은 또 다른 태풍이 한반도에 비를 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필리핀 동쪽 해상에 위치한 열대저압부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기상청은 "이 비는 5호 태풍(한국 제출 이름 '장미') 발달 가능성도 있다"며 "태풍으로 생성되지 않더라도 10일쯤 호우나, 바람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보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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