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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소리 함께 뒷산 와르르"…주민들 전하는 곡성 산사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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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이장부부와 70대 부부 참변…1명은 실종 상태

성덕마을 주민들 학교로 대피…"사고 날 곳 아닌데"

뉴스1

8일 오전 전남 곡성 오산면 산사태 현장에 토사가 마을을 뒤덮고 있다. 전날 오후8시29분쯤 마을 뒷산에서 쏟아진 토사로 주택 5채가 매몰돼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2020.8.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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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뉴스1) 지정운 기자,황희규 기자 = "갑자기 천둥 같은 소리가 나더니 전봇대가 넘어가고 암흑천지로 변하고 말았어요. 이렇게 산이 무너질 줄은 몰랐지요."

7일 밤 발생한 산사태로 집을 떠나 인근 초등학교에 급히 대피한 전남 곡성군 오산면 성덕주민들은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성덕마을은 전날 오후 8시29분쯤 뒷편 야산에서 순식간에 쏟아진 토사로 5가구가 매몰됐고 4명이 숨졌다. 1명은 실종 상태로 이틀째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숨진 이들은 50대 이장부부와 70대 부부다.

초등학교 대피한 성덕마을 주민들은 "동네 사람들이 어제 오후 9시를 전후해 오산초등학교로 대피했고 늦은 사람은 밤 12시를 넘겼다"며 "갑자기 정전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특히 고령의 주민들은 대피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우리집은 괜찮지만 이장집과 다른 이웃들이 큰 일을 당해 안타깝다"며 "그동안 이런일이 한번도 없었고, 산사태가 날 곳도 아닌데 이런 일이 난 이유를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른 주민은 "쿵하는 큰 소리가 들렸는데, 10초도 안걸려 산이 무너져 내렸다"며 "마을 뒤편에 도로공사를 하는데 공사를 빨리 마무리하지 않고 있었다"며 이번 사고와 공사의 연관성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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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8일 오전 곡성군 오산면 산사태 피해지역을 방문, 대피한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전남도제공) 2020.8.8/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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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이번에 사고를 당한 50대 이장부부와 70대 부부 사연도 들려줬다.

50대의 이장은 7년 전 모친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직업인 요리사 생활을 접고 고향인 성덕마을로 부인과 함께 귀농했다.

자녀는 없지만 주민들과 잘 사귀며 인정을 받았고, 어려움이 있는 집을 찾아가 말벗도 해주는 좋은 이웃이었다.

올해는 이장까지 맡아 고향생활에 정착했지만 이번 사고로 부인과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이장부부 옆집에 거주하고 있는 70대 부부는 3년 전 주택을 매입해 정착한 경우다.

이들도 이웃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귀농인의 삶을 살아왔지만 폭우가 불러온 산사태는 이들의 삶을 짓밟았다.

한 주민은 "사고 전날까지도 매일 보며 안부를 전하던 사이인데 하룻밤새 이런 일이 발생할 줄 상상이나 했겠냐"며 비를 뿌려대는 하늘을 연신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jwj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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