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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아메리카'  '관세 부과'... 트럼프, 대선 앞두고 노골적 보호무역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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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필수의약품 미국산 구매 의무화
캐나다 알루미늄에 관세 재부과도
업계 반발에도 지지층 결집 목적 명확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오하이오주 월풀 세탁기 생산공장을 찾아 연설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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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기치를 내세우며 보호무역 기조를 노골화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을 중시하는 경제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 산업과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이나 지지층 결집을 위한 대선용 행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특정 필수 의약품과 의료장비에 대해 정부기관의 미국산 구매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날 오하이오주(州) 월풀 세탁기 생산공장에서 연설을 통해 행정명령 서명 사실을 알리며 “언젠가 우리에게 제품 판매를 거부할지 모르는 중국과 다른 나라에 (의약품을) 의존할 수 없다”면서 “미국 보건 시스템의 안전을 강화하고 의약 공급망을 고국으로 가져오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행정명령에 아예 ‘바이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붙여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조만간 구체적인 필수 의학품 목록을 지정할 예정이다.

대중 강경론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언급한 뒤 “우리는 필수 의약품과 마스크 장갑 고글 인공호흡기 등을 위험할 정도로 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새로운 전염병 발병으로부터 시민, 인프라, 군대 및 경제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각국이 마스크 수출을 제한한 데서 보듯 향후 의약품ㆍ의료용품이 무기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코로나19 극복과 관련, 미국은 국제 협력을 모색하기보다 자국 우선주의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약업계에선 즉각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미 제약협회의 스테판 우블 대표는 성명에서 “바이 아메리카 행정명령은 글로벌 제약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하고 위기 대응 능력을 위험에 빠뜨리며,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내 처방전의 90%는 일반의약품으로 채워지는데, 성분 대부분을 중국이나 인도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약 제품을 미국산으로 대체할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캐나다에 알루미늄 관세를 재부과함으로써 미국 산업을 보호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고도 했다. 미 당국은 캐나다산 알루미늄 일부 품목에 10% 관세를 매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18년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 부과를 발표한 뒤 한국과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면제해주거나 할당량을 정하는 쿼터를 허용했다. 캐나다는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적용을 받아 일부 관세가 면제됐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의 알루미늄 일자리를 빼앗지 않는다는 면제 조건을 캐나다가 어겨 관세를 부과했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부작용을 우려하는 여론이 높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는 “동등한 액수의 대응 관세를 신속하게 부과할 것”이라며 보복을 공언했고, 미 자동차 업계와 미 상공회의소도 “미국 제조업체의 비용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관세 부과 재고를 촉구했다.

일련의 행보는 대선을 겨냥한 득표 전략임을 트럼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고율의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는 2018년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한 행정명령을 거론하면서 “그 결과 월풀의 9개 공장은 전에 없을 정도로 번창하게 됐다”고 자화자찬했다. 삼성과 LG 등의 세탁기 덤핑에 대해 전임 정부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자신의 업적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나 “당시 조치로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의 희생을 치렀고 세탁기 수요를 낮추는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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