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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한국 사위’ 호건, 올 대선에도 트럼프 지지 NO?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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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64)는 요즘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공화당 소속임에도 미국의 대표적 민주당 텃밭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한국산 진단키트 50만 개를 발 빠르게 공수하고, 이를 비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그의 거침없는 행보로 미국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암을 이겨낸 투병 스토리, 2015년 볼티모어 폭동 대처에서 보여준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2024년 대통령 후보감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다.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와 결혼해 국내에는 ‘한국 사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사람들은 끔찍하다고 했다”고 폭로한 것도 그였다. 호건 주지사는 6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들을 모욕하고 상처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중한 친구이자 동맹을 그런 식으로 대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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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18일(현지 시간)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오른쪽)와 부인 유미 호건 여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50만 회가 가능한 한국산 진단 키트를 맞이하러 워싱턴 국제공항에 등장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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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로나19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한국에서 공수한 진단키트는 실제 기대했던 효과를 보고 있는가.

“현재 한국산 검사 키트로 하루 5000건 정도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전체적으로는 현재 하루 2만 건의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었던 때 우리는 유미와 한국과의 특별한 관계 덕분에 최첨단 한국 기술을 가지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었다. 우리의 장기적 대응 전략의 핵심으로, 22일 간 메릴랜드주의 8개 관련 기관이 달라붙어 이뤄낸 협상이었다. 아직도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열흘에서 최대 2주까지 걸리는 반면 우리는 24~48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진단 키트를 가져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는데.

“칭찬받을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비판적인 반응이 나와서 놀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이런 우리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연방정부의 대응을 실패한 것으로 보이게 할까 봐 걱정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다. 대통령이 주별로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고 우리는 그대로 했을 뿐이다.”

‘오래가는 우정 작전(Operation Enduring Friendship)’으로 명명된 한국산 검사장비의 공수 과정을 그는 최근에 펴낸 책 ‘여전히 굳게 서서(Still Standing)’에서도 상세히 기술했다. 무장한 주방위군의 호위 아래 50만 개의 진단키트가 옮겨지는 것을 보면서 “이보다 아름다운 장면을 본 기억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당신의 WP 기고문은 한국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한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보는가.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더 좋은 딜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기는 하다. 그러나 그 발언은 부적절했고 사실관계에 부합하지도 않았으며, 한국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었다. 한국인들은 모욕당했고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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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7월 1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래리 호건 주지사(사진 오른쪽)와 건배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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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이 미국을 벗겨먹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어떻게 보는가.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될까.

“진행 중인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렇게도 좋은 친구이자 동맹을 비난하고 모욕하고 상처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한미 양국은 오랫동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온 동맹이다. 유미는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들에게 늘 감사를 표시하며 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 이 관계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며 유지될 필요가 있다.”

그는 한국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자랑스럽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한국과 메릴랜드주의 무역거래와 사회, 학술교류를 소개하며 “한미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넘어서는 더 특별한 가족같은 관계”라고 했다. 유미 여사가 해주는 모든 한국요리를 좋아한다며 이날 점심 메뉴였다는 LA갈비를 비롯해 한국 메뉴들을 읊었다. “나는 미국 주지사 중에서 집에 김치냉장고를 갖고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민주당 텃밭인 메릴랜드주에서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됐다. 당신의 리더십 비결은 무엇인가.


“공화당인 내가 여기서 재선까지 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분열적인 정치에 질려 있었다고 본다. 모든 정책에서 나에게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문제에 정직하게 대응하고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열심히 일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대선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2016년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인가.

“지금은 끔찍한 경제위기와 팬데믹 상황으로 정신없는 시기이다. 2020 대선 정치에는 너무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은 주지사로써 해야 할 일에 전념하고 있다. 다만 11월 대선과 상관없이 미국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4년 뒤에 어디에 서 있을지 심각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024년 대선에는 출마 계획이 있는가.

“그 누구도 그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2023년 1월 주지사 임기가 끝나고 나면 그에 대해 생각할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다. 나라를 위하는 일은 멈추지 않겠다.”

―우편투표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왜 그렇게 큰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 주마다 방식이 다르지만, 우편투표가 다른 투표방식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부정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이 전국 단위의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모두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과 보호를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우편투표는 투표장에 나오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투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에 낸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내 책은 역경을 극복하는 내용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약자(underdog)에 대한 내용이다. 나는 험난한 역경들을 극복하면서 인생에 대해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에서 뭔가를 배우면서 더 강해진다. 책은 코로나19 위기 전에 사실상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 바빴지만 주말과 밤을 이용해 조금씩 썼다. (2024년 대선 출마 등) 정치적 이유로 책을 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아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한국인들을 향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힘들겠지만 강하게 잘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는 함께 굳건히 서 있을 것이며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화기 너머로 따뜻한 관심과 염려가 전해져 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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