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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부인해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후보로 현대重 거론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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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인프라코어(042670)를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현대건설기계(267270)가 꼽혀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가장 적합한 매수자라는 해석이 잇따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는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물밑 접촉해 매각 가격을 문의하는 등 인수전 참여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삼일회계법인과 법무법인 태평양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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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 DX340LCA 제품.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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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는 이날 오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투자 업계와 건설기계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기계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두산그룹이 인프라코어 매각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인프라코어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현대건설기계는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를 뒤이은 2위 사업자이자, 강력한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은 두산인프라코어가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가 각각 20~30%로 2~3위를 다툰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6위(7.3%), 현대건설기계가 8위(3.5%)를 차지했다. 두 기업이 합쳐질 경우, 경쟁은 줄어들고 점유율과 인지도는 높아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해외 경쟁자로는 샤니(SANY), XCMG, 캐터필러 등이 있지만 인프라코어의 해외 매각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해외 기업에 매각될 경우 그동안 인프라코어가 쌓아온 건설기계 기술을 한 번에 빼앗길 수 있는 데다, 방산 사업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인천공장에서 K2흑표전차에 들어가는 파워팩(엔진, 변속기)을 생산하고 있다.

앞서 방산사업과 유압기기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두산모트롤 본입찰에서도 중국 최대 건설장비 제조사 서공그룹(XCMG)이 탈락한 바 있다. 중국에 유압기기 독자 기술만 유출돼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두산모트롤 인수 우선협상자로는 미국계 PEF인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와 국내 PEF인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하지만 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전에 뛰어든다 해도, 인수 가격 협상과 진행 중인 소송 문제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 시장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가가 8000억원~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더해 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는 재무적 투자자(FI)와 각각 100억원, 7051억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최종 패소하면 주식매매대금에 법정이자, 지연이자 등을 더한 최대 1조원에 달하는 돈을 지급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또 다른 부담 요인이다. 공정위는 시장 독점이나 지배적 사업자의 경쟁 제한을 막기 위해 업체 간 인수합병 등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 등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는데, 두 기업의 국내 점유율은 70%를 넘어 인허가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기계가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지만, 실제 인수를 추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기계가 유일한 인수 후보"라면서도 "현대중공업 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여력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기계는 분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네트워크 구축이 약하고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며 "두 기업이 합쳐질 경우, 글로벌 시장을 노려야 하는데 중국만 봐도 현지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얼마나 시너지가 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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