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1959345 0232020080761959345 04 0401001 6.1.17-RELEASE 23 아시아경제 61918974 false true true false 1596766579000 1596766610000

분노한 레바논 민심...베이루트 방문한 마크롱에 "정권퇴진 도와달라"

글자크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레바논 정치개혁 필요" 경고

폭발전부터 경제난 심각...항구파괴로 식량난 우려도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레바논 베이루트의 폭발참사 현장을 전격 방문하면서 레바논 정국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베이루트 시민들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레바논 정권퇴진 목소리를 높이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면서 레바논 내 정파들 간의 책임논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폭발참사 전부터 마이너스 경제성장률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속에 경제난이 가중돼있던 레바논은 이번 참사로 주요 식량 유입로인 베이루트 항구마저 파손되자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원래 예정된 휴가를 모두 취소하고 베이루트를 전격 방문해 폭발참사 현장을 방문한 뒤 시민들을 위로했다. 베이루트 시민 수천명이 인파를 이루며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했다. 시민들은 "혁명"이나 "레바논 정부가 테러리스트"라는 구호를 외치며 마크롱 대통령에게 "레바논 현 정권의 퇴진을 도와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당신들의 분노를 이해하며 나는 이 정권에 빈 수표를 제시하러 오지 않았다"며 "레바논이 현재 필요한 것은 정치적 변화이며 이번 폭발이 새시대의 시작이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 하산 디아브 총리 등을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개혁이 이행되지 않으면 레바논은 계속 침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민심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지난해 10월 벌어졌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시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스마트폰 메신저인 '왓츠앱' 이용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으며, 결국 하리리 총리가 물러나며 정권이 교체된 바 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일단 분노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폭발사고 책임자 규명에 급급한 모습이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날 레바논 당국이 베이루트 폭발 참사를 조사 중이며, 하산 크레이템 베이루트 항만 국장 등 16명의 항만 관리를 구금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군사법원 관계자는 "16명이 조사의 일환으로 구금됐으며 출국이 금지됐고 계좌도 동결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레바논 당국은 이번 폭발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된 2750t 규모 질산암모늄 폭발과 관련해 항만 관리들은 일제히 가택연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셸 아운 대통령과 하산 디아브 총리도 투명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공약했고, 진상조사위원회도 출범했다. 그러나 이미 크게 분노한 민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레바논 민심은 이미 폭발참사 이전부터 경제난으로 크게 악화된 상태였다. 세계은행(WB)의 각국 경제성장률 집계에서 레바논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대비 -5.6%를 기록하며 역성장했고,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89.74%까지 치솟아 주민들의 빈곤이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40%에 달하는 청년실업률과 GDP 대비 150%를 넘어선 정부부채 속에 국가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좀처럼 경제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레바논 은행들은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자국 통화인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가 80% 이상 급락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자 대규모 인출을 우려해 지난해 10월 이후 현금인출 제한 조치를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긴급 구제금융협상도 지난달부터 결렬되면서 레바논 국민들은 2주동안 200달러 이상 외화를 인출할 수 없게 됐고, 송금도 제한되면서 생필품 구매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미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번 폭발참사로 150억달러 이상의 피해가 추가됐고, 전체 식량 유입의 60%가 이뤄지던 베이루트 항구까지 파괴되면서 식량난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레바논 당국이 집계한 폭발참사 사망자는 157명으로 늘어났고 50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